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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Apr 19. 2024

불암산 힐링타운 & 철쭉

마녀 아줌마의 세상구경

주변을 온통 뒤덮은 미세먼지가 비염을 유발하는 잔인한 4월이지만, 한쪽에서는 꽃 축제가 여기저기 열리는 중이다. 매화에서 개나리와 벚꽃으로, 수선화와 튤립과 철쭉이 그 뒤를 잇고, 장미와 수국이 차례를 기다린다. 꽃보다는 숲을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봄은 꽃의 계절이고, 개나리와 벚꽃과 수선화와 튤립을 보니 좋더라. 이번에는 철쭉 축제가 열린다는 불암산으로 향했다. 


어디선가 산 이름은 들어봤으나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불암산 힐링타운>이 조성되어 있다는 건 더더욱 몰랐는데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철쭉이 많이 피어있다는 말을 듣고 가봤다. 상계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도 되고, 버스를 타고 가도 된다. 힐링타운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줄줄이 들어가고 나오기 때문에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들어가니 안내표지가 있고 그 너머에 생태학습장이 보이는데 그 뒤쪽 순환산책로로 가도 되고, 나처럼 철쭉동산쪽으로 가도 똑같이 한바퀴 돌게 되어있으므로 아무 방향이나 땡기는 대로 가면 된다. 철쭉동산으로 가는 실에도 자잘한 포토존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왠걸, 어른들이 더 신났다.

조금 가다보면 철쭉들이 활짝 핀 철쭉동산, 그 사이를 거닐면서 연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인다. 평일이니까 이 정도지, 주말에는 인파가 엄청날 거 같더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래 가운데 사진처럼 약간 진한 꽃분홍이나 빨간색 철쭉이 뒤덮었으면 더 화려했을 것 같다는 거다. 살짝 바랜듯한 분홍색 철쭉이 대부분이었는데, 어쨌든 이쁘더라!

철쭉동산을 지나가면 책쉼터가 나오고, 그걸 지나 계속가면 불암산전망대로 갈 수 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다. 계단으로 가봤는데 괜찮았다. 그래도 무릎이 아픈 어르신들은 엘리베이터를 타면된다. 올라가니 아, 불암산이 잘 보인다!!!

다시 내려가 진행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순환산책로는 모두 평평하거나 완만한 데크길로 조성되어 있다. 나이가 많아도, 몸이 불편해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데크길을 걷다보면 갈래길이 나오고 서울둘레길로 갈 수 있다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거기까지 가려면 미리 계획을 세우고 나와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시작지점으로 돌아왔다. 

가다가 만난 풍경들. 가을에 와도 정말 이쁠 것 같다.

참고로, 철쭉동산 가기 전에 나비정원이 있고, 카페 포레스트라는 곳에서 커피와 디저트도 즐길 수 있단다. 이번에는 약간 늦게 갔기 때문에 둘다 패스했는데 담에는 한번 가보고 싶다. 처음 들어가서 보이는 생태학습장 앞에도 푸드 부스가 몇 개 있어서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간식을 사먹을 수 있고, 산책로에도 군데군데 벤치가 많아서 도시락 싸와서 먹어도 된다. 심지어 돗자리 깔고 앉은 사람들도 많았다! 


돌아다니면서 여러번 느끼는 건데, 서울이든 지방이든, 이렇게 가꾸어 놓은 곳이 정말 많다. 가끔은 식상하기도 하고 약간 조잡한 구석도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 세련되고 깔끔하다. 특히 화장실 수준이 아주 높아서 그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거의 최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잠깐씩 짬짬이 소소하게 돌아다니는 것도 정말 좋은 거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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