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살기를 꿈꾸게 하는 도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맞이한 프라하의 하늘은 감사하게도 아주 맑고 청명했다. 일단 첫날은 성공이다! 프라하에서 첫날 오후와 둘째날 오전까지 머무르면서 둘러본 곳은 프라하성을 시작으로 존레논 벽, 캄파섬, 하벨시장, 카를교, 구시가 광장과 화약탑, 바츨라프 광장 등등이었다.
가장 먼저 갔던 프라하 성이다. 왕이 살던 성 한 개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성당을 비롯한 작은 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지명이었다.
아름다운 성당 내부를 돌면서 이곳의 역사에 대해 들었는데, 한국만큼이나 외세의 힘에 이리저리 치인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었다.
갑자기 존 레논의 이름이 등장한 이유를 몰라서 그저 이곳 출신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반전과 자유의 상징으로 세워진 벽이라고 한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사진찍을 기회를 잡기 힘들다.
존 레논의 벽을 보고나서 올드카를 타고 전망대로 향했다. 옵션 상품이어서 할까말까 했었는데, 자유여행을 가도 나 혼자 이런 차를 타고 돌아다닐 것 같지 않아서 그냥 해봤다. 처음에는 시내 일주만 하는 줄 알았으나, 잠시 내려서 전망대에도 올라가고 공원산책도 할 수 있었고, 날씨까지 좋아서 만족도가 급상승했다.
바로 아래 오른쪽 사진에 나오는 건물 옆 계단으로 올라가면 멋진 전망을 볼 수 있다.
아래는 내가 탔던 올드카와 거리 풍경이다.
투어 끝나고 돌아온 광장. 이제 해가 기울어지는 시간이고, 저녁이 되자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래는 그 유명한 카를교와 주변 전망이다. 어딜 둘러봐도 이쁘고 아무렇게나 찍어도 화보가 된다. 한강 주변에도 아파트 말고 다른 뭔가가 있고 걷기 좋게 해놓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경치 좋은 외국의 강을 볼 때마다 아쉬운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야경을 보러 온 전세계 관광객들로 북적북적거려서 사진찍기도 힘들었다. 비성수기가 이렇다면, 성수기는 말할 것도 없겠지. 이럴 때는 가방조심! 농담이 아니라, 집시들이 해외원정을 와서 가방이나 물건을 슬쩍 슬쩍 한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다.
저녁식사 후 야경을 보러오니 관광객들이 훨씬 더 많았다. 카를교의 소원 비는 동상 앞에서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난 그냥 패스했고, 아래는 여기저기서 찍은 야경이다. 정말이지, 어딜가도 관광객이 많더라.
이제 행복으로 한껏 부풀어 오른 마음에 지친 몸을 매달고서 숙소로 향했고, 시차고 뭐고 피곤해서 쓰러져 잤다.
여행 이틀 째 오전, 다시 프라하의 구시가 광장, 천문시계, 바츨라프 광장, 하벨 시장을 보러 갔다. 여행 이틀째인 이 날 내내 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서 이대로 계속 날씨가 안좋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사실은 이번 여행에서 날씨가 흐렸던 유일한 날이었다.
아래는 그 유명한 천문시계로서, 이유는 매시 정각이 되면 둥근 시계 주변의 작은 창문과 인형들이 움직이면서 퍼포먼스를 펼치기 때문이다. 다들 동영상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어차피 제대로 안나올거 같아서 그냥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아름다운 풍경은 사진에 담아 나중에 보거나 그림 소재로 사용하는 반면, 이런 종류는 사진 혹은 동영상으로 찍기 보다 눈으로 더 자세히 보는 게 나의 여행 방식이다.
규모는 작고 이뻤지만 여기는 로컬 시장이라가 보다는 우리나라 광장시장처럼 일종의 관광지여서 가격도 사악하다. 그냥 구경만 하세요!
자유를 향한 체코의 열망을 가득 담은 곳이라 체코 사람들에게는 역사적 의미가 어마어마한 장소였다. 처음에는 흔한 광장처럼 보이던 장소가 배경지식을 알게 되자 달리 보였다.
이제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프라하를 떠나야 했다. 그 유명한 굴뚝빵도 못먹었는데! 흑흑. 사실 굴뚝빵은 프라하 외에도 여러 곳에 팔고 있었으나 내 기준으로는 사이즈가 너무 커서 점심에 먹으면 저녁까지 못먹을 판이라 포기해야했다. 담에 자유여행으로 오면 꼭 먹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