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한번 주절주절 !

마녀 아줌마의 세상

by Stella

1.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달려나가다 마침내 멈추고 아무도 모르는 그 지점에서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았다.

말랑말랑 부드러운 뭔가가 발끝에 닿았거나 닿았다고 생각했다.

"걍 여기에 있을까?" --- "그것도 괜찮기는 하지만 아직은 아냐..."


2.

세상은 늘 힘들었다. 지금의 시선에서 보면 대졸취업이 느무 쉬웠다던 1980년대에도, 취업은 여전히 어렵게 느껴졌다. 심지어 '남자도 힘든데 여자가 어딜...' 이라는 신문기사 제목을 똑똑히 기억한다. 지금이라면 제목 그자체만으로도 남녀차별이라고 난리가 났겠지.


여전히 난장판 세상이다. 굳이 찾아보지 않더라도 컴퓨터만 켜면 부동산과 주식 뉴스가 마치 '이거 읽지 않으면 못견딜걸?'이라 놀리는 듯 여기저기서 떠오른다. 늘 TV를 켜놓고 사는 90대 중반과 80대 후반의 부모님, 주식이라곤 단 1주도 없는데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가 올랐다거나 금값이 난리났다는 소식을 내게 전해줄 정도로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그게 뭐든 상상 이상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이런 세상 속에서 나홀로 가라앉았다. 원래부터 복잡한 경쟁을 견딜만큼 신경줄이 단단하지 않다. 대규모 세일기간에 사야할 게 있다해도 제일 마지막 날에 건질 수 있는 것만 건져오는 식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세상의 흐름이 내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빠른 시기에는 그냥 가만히 있는게 낫다.


3.

올해 들어 감지되는 변화. 주변 상황은 똑같거나 비슷한데, '마녀 아줌마 사용설명서' 내용에 변화가 생겼다. 말하자면 갑자기 흰색 가구대신 원목의 따스함에 끌리고, 덩치 큰 가구는 모두 내보냈고 자질구레들도 정리하는 중이다. 쌓여가는 미술도구들을 보면서 내가 저걸 왜 샀을까라며 스트레스를 받다가, 아항, 써버리면 되는 거 아냐? 어차피 막 그리는 그림을 시도해보려고 했잖아? 과감하게 퍽퍽 팍팍 써버리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가장 큰 변화는 생각의 변화이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주변의 동의를 구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해버리자. 능력 부족으로 못하는 건 있어도 귀찮아서 안하는 건 없게 하자. 하루 살아가는데에 집중하고 매일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살아가자.. 등등 뭉뚱그려서 "좀 더 단순하게 살자!"


4.

입춘 지나자마자 한차례 강추위가 몰아닥치더니 사그러들 기미가 조금 보이기 시작했다. 2월 중순이나 3월에도 추위가 몰려올 가능성이 있지만 최소한 한풀정도는 꺾여 올거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봄철마다 가지에 서 태어나는 연한 나뭇잎들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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