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아줌마의 세상
요즘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유튜버가 되는 거라던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만 하면서 돈까지 왕창 벌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거다. 하긴, 잔뜩 먹어치우거나 놀아도 별풍선이 쏟아지는 세상이니까. 그런데 이게 마르지 않는 부의 원천이 되는 지는 의문이다.
본격젹인 유튜브 시청은 아마 코로나 유행기였을 거다. 비대면 수업을 하던 그 시절, 그냥 서식지에 박혀서 수업준비 - 수업만 하고 지냈다. 원래 TV 혹은 OTT를 사용하지 않아서 볼 것도 많지 않았고, 뭔가 해야하는데 방법을 모르거나 각 분야의 소식을 듣거나 음악을 들을 때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한 장점은 지금이나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다. 하지만 즐겁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인지 요즘은 유명 연예인들도 뛰어들고, 비슷한 내용도 너무 많고, 잔잔하게 진행하던 토크쇼들조차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말빨의 수위가 점점 올라간다. 아무 생각 안하게 만드는 -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머리를 텅 비게 만들면서 시간만 삭제시키는 - 숏폼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최소한 내게는 그러한 상황이 피로감을 몰고 왔다. 할일 없을 때나 너무 적막할 때 가볍게 '화이트 노이즈'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유튜브의 구독목록이 점점 길어지더니 소중한 시간을 우적우적 먹어치우고 중이었다. 아,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다. 물론 질 좋은 강좌나 정보 콘텐츠, 글을 쓰거나 그림 그릴때 듣는 음악은 계속 이용할 것이지만, 시간때우기 채널이나 일년 이상 멈춰있는 채널은 과감히 지우기로 했고, 그 공백은 라디오로 채우는 중이다.
라디오에 대한 추억은 몇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10대들이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오락거리는 소설책과 만화책, 라디오 듣기였을 거다.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해서 들었고 친구에게 선물도 했는데, 그것조차 공부할 때 음악 듣는다고 엄마에게 야단을 맞았다. 정말 호랭이 담배먹던 시절, 리떼 시절 이야기 이다. 그 뒤로 CD가 나오고, 컴퓨터가 일상생활로 깊이 들어오고, 인터넷과 더불어 전화모뎀 달아서 PC 통신을 하고, 웹사이트를 만들고... 그렇게 이어지면서 라디오와 멀어졌다.
이제 몇 십년을 훌쩍 지난 2026년, 숏폼과 챌린지 영상과 Chat GPT가 일상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나는 다시 라디오를 찾는다. 그저 과거에의 향수 때문이 아니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옛날이 더 좋아서도 아니다. 아무리 지금이 말세야 말세라고 탄식을 해도, 옛날이 더 살기 좋았다고, 인간냄새 난다고 해도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이유는 간단해! 불편하다고요! 아무리 힘들어도 지금이 더 낫다구요! 현재의 우리는 조선시대 왕보다 더 편하게 사는 셈이니까요! 그러면서도 아날로그의 포근함 속에서 쉬고 싶다구요!
내게 '클래식'인 라디오. 화려하거나 유행의 파도를 높게 타지 않더라도 그만큼의 오랜 세월을 지속되었다면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거고, 같이 나이 들어가는 오랜 친구처럼 계속 내 옆에 남아있을 것 같다. 친구야! 오랜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