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아줌마의 세상 2026
무수한 점을 찍어 선을 긋고
얼기설기 엮은 선으로 면을 만들어
투명한 햇살과
흩어진 나뭇잎 꽃잎을 끌어모아 색칠을 해
열 다섯살 때로 기억한다. 그날은 교문을 들어서면서 문득 열 다섯살이라는 나이가 무척 이쁘고 활기차게 다가오면서 '지금이 딱 좋아!'라고 쫑알거렸다. 나이가 더 들면 재미가 1도 없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정말이지, '중뿔도 모르는' 하룻강아지였고, 이후에도 중년-노년의 인생은 노잼이라 여겼던 시기가 주욱 이어졌다.
이제 나는 그 '노잼'의 나이가 되었다. 돌아보면 시간을 되감아 고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실수투성이 인생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다시 돌아갈래?" 누군가 물어보면 난 당연히 "NO!!!"를 외친다. 다음 생에 멋지게 태어나고 싶냐는 질문에도 대답은 똑같다. "NO!!!" 이유는, 다시 돌아가거나 태어나도 비슷한 실수를 저지를거고, 사실상 좌충우돌 살았는데도 후폭풍이 이 정도라면 운빨 하나만큼은 끝내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그래도 뻥 뚫린 크고 작은 구멍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영원히 박제되어 수리불가 판정을 받은 것들도 있고, 아직은 그래도 조금씩 메울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불가 판정을 받은 것 중 가장 크고 불량한 구멍은 나의 태도와 관련된 거다. 언제나 '난 열심히 살아가는 괜찮은 사람인데 세상이 나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거지. 그런 '불량한' 사고는 대인관계나 직업에 악영향을 주었다. 특히 시간강사로 일하면서도 늘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한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혔던 것 같아서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지나가버린 버스에 손 흔들어도 소용없잖니?
사상초유로 상승해 버린 게 금이라던데, 그 중에 가장 비싸다는 '지금' 무엇을 해야할 지 생각해봐!
당장 떠올릴 수 있는 건 소소한 일상, 은퇴 이후의 생활에서 벌려놓은 뒤 마무리를 짓지 못한 것들이 구멍으로 남아있다. 끝까지 해내야할 만큼 중요한 일들이 전혀 아닌데도, 뒷목을 잡아당기면서 하던지 포기하던지 결정을 내리라고 늘어지는 두통거리들, 이제는 한판 승부를 내야한다.
지금까지 찔끔거리다가 그만뒀거나 생각만 잔뜩하고 시작도 안한 게 뭐더라?
- 그 림: 돌아다니면서 펜화 드로잉을 하고 싶어서 여러번 시도했는데 언제나 실패했음
- 일본어: 나이들면 가까운 나라로 갈 것같아서 인터넷 강좌 한번 쭉 들었으나 아직 갈 길이 먼 듯!
- 뜨개질: 연습 몇 번에 손가락 통증이 생겨서 제대로 못함
- 자전거: 이건 아예 시작도 못함
- 여 행: 아직 서툴기는 해도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으나 좀 더 여유롭게 쉬어가는 패턴으로 바꾸고 싶음
스스로 부여한 기간은 1년이다. 하나씩 도장깨기를 하는 마음으로 시도하고 안되는 건 과감히 포기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