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아줌마의 생활일기 2026
살아온 방식대로 사는 게 편한 나이에 진입했음에도 계속 변하는 - 변덕인지 모르지만 - 중이다. 은퇴 이후 거의 삼 년정도는 마치 역마살이 폭발한 사람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여행사 당일치기부터 시작해서 둘레길과 성곽길, 마술관과 박물관, 고궁, 전통시장 등등 쉬지않고 돌아다녔는데 올해 들어 갑자기 STOP 사인이 켜졌고, 기본 틀을 조금 바꾸었다. 즉, 주중에는 가능한 도서관이나 카페에 가서 차분하게 시간을 사용하고, 산책은 주로 토요일에 가고, 여행을 가능한 자주 갈 예정이지만 1박 이상으로, 여행지에서도 너무 여러곳을 돌아다니지 않기로 했다. 나름 이유도 있다. 현재 거주지 헬스장이 연중무휴이어서 거의 매일 가는데다 그 전에 거의 삼십분 정도 밖에서 걷거나 뛰기 때문에 운동량이 충분하고, 나이듦에 따른 체력도 고려해야 하므로.
토요일과 기온 상승과 맑은 날이라는 조건이 맞아 떨어졌다. 특별한 준비가 필요없는 남산으로, 그러면서도 한번도 안 간 길을 선택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부는 지난 번에 가봤지만 이렇게 통째로 계단 약 1천 개를 올라 남산타워까지 갔다가, 또 다른 계단 1천 개를 내려온 적은 처음이었다.
루트:
동대입구역 6번출구 -> 장충단 공원 -> 동국대 옆쪽 계단 -> 계단과 오르막을 지나 순환로 -> 순환로를 따라가다가 다시 계단과 오르막 -> 남산타워 -> 남산북측숲길 954계단 내려옴 -> 길 건너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 명동주민센터 방향으로 내려감 --> 명동역 3번 출구
장춘단 공원을 가로지르면 동국대 바로 옆쪽으로 첫번째로 331개의 계단길이 나오고 그곳을 지나 계속 가면 북측순환로가 나온다.
평상시 같으면 북측 순환로를 따라 국립극장 입구까지 간 다음 싸이클 자전거길로 사용되는 완만한 오르막길 (아마도 남측순환로)을 따라 남산타워까지 가는데 이번에는 중간에 나오는 계단길을 선택했다. 사진을 찍어도 비슷비슷해서 그냥 걷기만 했는데 처음에 약 148개 짜리 계단이 나오고, 오르막이 나오고, 다시 100개 짜리 계단이 나오고 다시 조금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오고, 그런식으로 도합 900개 이상의 계단을 올라가면 남산타워와 만날 수 있다.
한결같이 서 있는 남산타워!
그 앞의 전망대와 팔각정!
올라가서 물한모금 마시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전망대 오른쪽으로 새로 생긴 남산 북측 숲길로 내려왔다. 사실 숲길이라기 보다는 숲 사이로 조성된 954개의 나무계단길로서 내려오다보면 중간중간 앉아서 쉬거나 사진을 찍거나 간식을 먹을 수 있는 벤치 쉼터도 있다.
근데 남산에 계곡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지금은 얼어있지만 여름이 되면 물이 흐를 것 같고, 아래 오른쪽 사진은 숲길 계단을 모두 내려온 뒤 명동으로 이어진 길 중간에 자리한 와룡묘이다. 제갈량을 모신 신당이라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단군신당이 있는 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숲길을 빠져나오면 명동역으로 바로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왼쪽으로 이어지는 순환로를 걷다보면 명동역으로 향하는 계단길이 나온다. 그걸 다시 내려와서 길을 건너 아주 많이 가파른 아스팔트길을 내려가야한다. 난생 처음 가는 길이고, 양 옆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게스트하우스와 마트, 음식점 등등이 많이 보였다. 명동주민센터 부근이므로 지도로 찾아가기 쉬울 듯 하다.
근데 사진에서는 안나왔지만 급경사라서 주의해야하고, 만약 명동역 3번 출구에서 남산타워까지 갈 생각이면 백사실계곡 가는 길만큼의 급경사 오르막과 엄청난 계단을 올라가야하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계단이 대부분 나무로 되어 있고 중간중간 쉼터가 잘 되어 있다는 거다. 빡센 하체 운동을 하고 싶다면 4호선 명동역 3번 출구, 중간 정도의 운동량을 원한다면 3호선 동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출발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