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아줌마의 세상
뜬금없이 어린이 정원이라니? 이곳은 신용산역 1번출에서 오른쪽으로 쭉 직진하면 나오는 용산미군기지 반환부지에 조성되어 얼마 전에 완전 개방된 공원으로, 이름처럼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많긴 하지만 어른들의 공원이기도 하다.
점점 돌아다니기 좋은 계절이 오는 중이고, 피곤해서 그냥 쉴까하다가 맑은 하늘을 보니 잠깐 산책이라도 하고 싶어졌다. 바로 코 앞은 아니지만 거리도 가까운 편이고 힘든 코스도 아니므로 다녀오기 적당한 장소같았고, 내 짐작이 맞았다.
정문을 들어서면 앞으로 쭉 뻗은 길이 보이고 마치 미국의 작은 마을을 옮겨다 놓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조금 들어가다 왼쪽 길로 가면 안내소가 있어서 지도를 받을 수 있고, 그 길을 따라 그냥 가면 어른용 도서관과 전시관 등등 여러 시설로 연결된다.
도서관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 책을 읽거나 노트북 작업 중이었다. 비록 공간은 작지만 다음에는 그냥 책이나 아이패드 들고와서 놀다가도 좋을 듯 했다. 사람들을 방해할까봐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없었다. 아래 오른쪽 사진 두 장은 도서관 옆 건물에서 현재 진행 중인 <온화>라는 전시이다. 천정에 매달린 청사초롱 모양의 전등과 대형수조에 비친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한바퀴 돌다 서다를 계속하며 한참을 머물렀다.
아래는 전시장으로 사용하는 누군가의 집 앞 전경이다.
좀 더 가면 카페 <어울림>이 나온다. 커피는 아침에 많이 마셔서 당 보충용 휘낭시에를 샀는데, 그건 진짜 실망했다. 거기서 구운 게 아니라 냉동했던 걸 데워주는 건지, 신기할 정도로 맛이 없고 소위 냉동고 냄새도 살짝 나기 때문에 절대 사지 말고, 그냥 커피를 마시길 권한다.
좀 더 가면 역사기록관으로 사용하는 집 두채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아래는 그 중 하나인 수 하우스이다. 1967년부터 1970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했던 코스너 대령 가족이 실제 거주했던 집으로, 수는 코스너의 딸 이름이다.
거실의 전경이 따뜻하고 정겹다. 앞으로 내 서식지도 이렇게 꾸며도 좋을만큼 마음에 들었다.
아래 왼쪽은 코스너 대령의 서재이고, 오른쪽은 딸인 수의 방이다.
수 하우스 건너편에는 용산 미8군 클럽 시절의 영상이 나오고 전시물들이 보였다.
기록관 앞쪽으로 넓은 평지가 펼쳐진다. 전망언덕과 분수정원으로 이어진다. 서울도심 한복판에 이토록 광활한 땅이 존재한다니, 신기해 신기해!
분수정원 옆으로 쭉 걸어갔고, 그 길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어졌다. 아래는 박물관에서 바라본 남산 쪽 전경이다. 푸른 하늘과 시원하게 뚫린 시야와 따스한 햇살이 정말 좋았다.
박물관까지 가긴 했지만 굳이 전시물을 보러 들어가지 않았다. 많이 걸어서 피곤하기도 했고, 원래 박물관보다는 정원을 훨씬 좋아하니까. 건물 주변을 걸어다니다가 이촌역에서 지하철타고 서식지로 복귀했다. 아, 정말 서울이 이렇게 이뻤구나!
아래는 용산의 전시관과 역사기록관에서 찍은 동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