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아줌마의 세상구경 2026
원래 계획은 순천만 국가정원-금오도 비렁길 2박 3일 자유여행이었는데, 또다른 여행을 앞두고 체력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서 망설이던 중에, 여수-남해 1박 2일 패키지 상품에 관심있는 장소가 여러개 포함된 것을 발견했다. 국내숙박여행은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는게 나의 원칙이지만, 밥을 두 번만 주고 나머지는 알아서 사먹을 수 있고 여행의 달 특가라는 혜택도 함께 누릴 수 있어서, 빡빡한 유격훈련형 패키지임에도 한번 가보기로 했다. 까짓거 1박 2일이자나! 주요일정은 여수 오동도-향일암-해상케이블카-남해 보리암-독일마을-이락사였다.
새벽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여수 도착, 점심 먹고 가장 먼저 오동도로 향했다. 원래는 오동나무가 많았지만 고려 공민왕 때 신돈이 봉황이 모여든다는 이유로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동백나무를 심는 바람에 이름은 오동도지만 현재는 동백나무 군락지가 된 곳이다.
여수 엑스포 광장이 멀리보이는 지점에서 긴 방파제 다리를 건너 오동도로 들어가면 각종 시설과 더불어 한바퀴 돌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나는 입구에서 오른쪽 계단을 올라갔다. 그냥 직진해서 넓은 광장과 선착장으로 먼저 가도 되지만 오르막 방향을 먼저 가는 편이 체력 배분에 더 낫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어딜 봐도 동백나무가 정말 많았는데, 겨울에 오면 섬 전체가 붉은 꽃으로 뒤덮힌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동백나무만 있는 건 아니었다. 산책로 중간중간에 섬 가장자리로 향하는 길이 있는데 아래는 그 중 하나인 용굴이다. 계단을 내려가면 절벽 안쪽으로 굴과 멋진 암석들을 볼 수 있다.
계속 가다보면 하얀 등대로 올라갈 수 있고, 주변으로 멋진 바다 전경과 바위들이 보인다.
그렇게 계속 한바퀴 돌다보면 다시 입구쪽으로 이어지고 거기에는 넓은 광장과 음악분수, 선착장과 거북선 모형들을 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은 거기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 같았다. 음악분수는 시간대별로 작동하는데, 막 돌아나오는 순간 케이팝데몬헌터스 음악이 나오면서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를 볼 수 있었다. 대박!
그 다음 코스는 돌산도 끝에 자리한 향일암으로, 신라의 원효대사가 선덕여왕 때 원통암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암자다. 입구까지 가려면 상당한 급경사 길을 올라가야 하고, 계단길에는 귀여운 돌 동자승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계단을 올라가 좁은 바위틈을 통과하면 향일암에 도착한다.
여기서 또 계단을 올라가면 해수관음상과 원효대사 기도처를 볼 수 있다. 옆에는 사람들이 쌓은 돌탑도 있다.
길이 좁아서 그런지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다른데, 내려갈 때도 멋진 전경을 볼 수 있다.
내려오면 또다른 공원이 우리를 맞이하고, 어딜가도 전망대가 있어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해놓았다. 대신 올라가는 수고는 우리의 몫이지!
이제 남은 건 여수해상케이블카. 야경을 보기 위해 일부러 기다렸지만 폰 카메라로 그 모습을 담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대충 찍은 다음 아름다운 찐 야경은 마음에 담았다.
이렇게 새벽부터 밤까지 체력단련형(?) 여행을 마치고, 광양의 숙소로 향했는데, 케이블카 야경도 멋졌지만 광양까지 버스를 타는 길에 보았던 여수산업단지의 불빛도 엄청난 장관이었다. 사실 항구의 야경으로 치자면 여수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산단의 야경이야말로 여수에서만의 찐 야경일 수 있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