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아줌마의 세상구경 2026
쇼핑과 먹거리 천국이라는 오사카에 혼자 덜렁덜렁 간 마녀 아줌마! 쇼핑과 먹는 거만 빼고(!) 모든 것에 관심이 있기에 가는 날과 오는 날만 보려고 했는데, 비 소식으로 고베 당일치기 포기하고 가이유칸(수족관)에 가게 되어서 결국 오사카에 사흘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첫째날은 오사카성과 도톤보리, 둘째날은 가이유칸과 돈키호테와 구로몬 시장 등등, 마지막 날에 텐노지 공원과 난바파크스에 갔다.
1. 오사카 성 & 도톤보리
첫날 간사이 공항에서 라피트 특급열차를 타고 숙소가 있는 난바역에서 내린 건 오후 1시 무렵이다. 체크인하기에 이른 시간이어서 호텔에 짐을 맡기고, 곧장 오사카성으로 향했다. 난바역에서 이코카 카드를 구입하고 구글지도앱의 도움으로 무사히 환승해서 하차했고, 출구에 오사카 성 방향을 알려주는 표시가 있다.
벚꽃 시즌이 아니라는 건 알고 간 거고, 다만 구름이 많은 날씨가 아쉬웠다. 하지만 주변을 걷다보니 이 성의 주인공은 꽃도 아니고, 성 자체도 아니고, 거대한 암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으로는 짐작하기 힘들지만 실제로 보면 성벽과 둘레 벽을 이루는 암석들이 어마어마하게 컸는데, 저렇게 크고 무거운 암석을 운반해서 테트리스 하듯 끼워놓을 수 있었다는 게 신기했다.
나는 성의 주변을 걸어다녔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오사카성 근처는 복잡하지만, 조금만 걸어나가면 의외로 조용한 정원이 조성되어 있고, 강과 그 건너편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천수각에 들어가지 않고도 반나절 정도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것 같았다. 실제로 책도 보고 강도 쳐다보고, 앉아서 그냥 멍때리는 거주민들도 보였다.
한참 동안 여기저기 기웃대며 걸어다는 뒤 호텔로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그 유명한 편의점에서 그 유명한 타마고샌도(정말 맛있었다!)와 요거트를 먹은 다음, 어둑어둑 해질 무렵 그 유명한 도톤보리로 향했다. 숙소가 난바역 부근이라서 걸어가기에 전혀 부담이 없었고,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정말 정말 정말 북적거렸다.
가는 길목에 호젠지에 들렀다. 뭔가 싶었는데 조그만 신사였다. 이렇게 요란하고 소란스럽고 복잡한 거리에 조용한 신사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계속 가다보니 음악소리가 크게 들리기 시작해서 길을 찾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그냥 사람들이 몰려 가는 곳으로, 음악소리 들리는 방향으로 가면 글리코 사인과 강과 보트가 보인다, 그런데 난 아직도 저 사인이 유명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
그 주변에도 정말 많은 사람과 상점과 술집과 거대한 간판이 뒤섞여서, 요란하고 소란스러우며 뒤죽박죽 난리법썩 그 자체였다.
나는 그냥 한바퀴 돌고, 아항 여기가 도톤보리구나! 저게 그 유명한 글리코 간판이구나!라고 눈도장 한번 꽝! 찍어주고 호텔로 돌아와, 대욕장에서 한번 지진 다음 그대로 뻗어버렸다. ㅎㅎㅎ
2. 가이유칸
두번째 날에 갔다. 이번 여행에서 수족관에 갈 줄은 전혀 예상하지 않았으나 여행 두번째 날에 하루 종일 비소식 100%여서 실내에 갈만한 곳을 찾다가 수족관을 선택했다. 숙소에서도 그리 멀지 않았고, 구글맵이 알려준 목적지 역에는 가이유칸 방향 표시가 되어 있어서 찾기도 쉬웠다. 게다가 수족관만 있는 게 아니라 놀이동산과 공원이 함께 있고 거기에는 런던아이 같은 거대한 관람차가 있어서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입장료는 현장구매로 2700엔이다.
관람 팁 한가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간 다음 내려오면서 봐야한다는 게 쳇GPT의 조언이었고, 정말 맞는 말이었다. 무조건 8층부터 가는 게 좋다. 수족관에 간 적이 거의 없는 내가 판단하기 어렵긴 하지만 규모가 상당히 크고 어종도 다양했다.
바닷 속 세상이 이렇게 총천연색이라니! 실제로 보면 훨씬 더 예쁘다.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초반에는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어차피 이 감성을 작은 핸폰 카메라에 담을 수 없어서 그냥 푹 빠져서 보기만 했다. 생각해보니 거의 30년 전 미국 몬트레이 수족관에 간 이래 처음 간 거여서 더 신기했던 것 같다. 바닷속 세상도 먹이사슬로 연결된 곳이지만 그래도 육지보다, 인간 세상보다는 훨씬 평화롭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