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아줌마의 세상구경 2026
한마디로 교토는 아쉽다. 여행 둘째날과 세째날 모두 비소식이 있길래 오사카 출발 당일치기 버스 투어를 신청했고, 하룻동안 교토를 종횡무진하면서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보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시나 너무 숨차게 돌아다녀야 한다는 단점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예약 후에도 날씨 체크를 계속했는데 여행 세째날에 최소한 비는 안올거 같아서 취소하고 싶었으나 일주일 전까지만 환불해줘서 그냥 가야했다. 오사카 출발 버스투어 회사는 정말 많으므로 완전 성수기 주말이 아닌 이상 전날까지 기다렸다가 예약해도 될 거 같다.
이번 버스투어 목적지는 후시미 미나리(일명 여우신사) - 야라시야마(대나무숲, 텐류지 등등) - 은각사 & 철학자의 길 - 청수사였고, 서울의 버스투어 집결지인 교대 양재 잠실처럼, 오사카의 버스투어 집결지는 도톤보리의 츠루동탄 우동집이다. 역사가 오래된 유명한 우동집인 것 같았다. 정말 많은 버스들이 늘어서 있고 들리는 건 모두 한국어였다. 교토까지는 약 1시간이면 도착한다.
가장 먼저 간 곳은 후시미 미나리. 여기는 농경의 신 미나리를 모시는 신사의 총 본산으로 여우신사라고 불리고 붉은 기둥이 늘어선 곳으로 유명하다. 당연히 한적한 사진찍기는 불가능하고 AI 지우기를 시도해도 지워야할 대상이 너무 많아서 사진이 이상해진다.
아래 사진이 그 유명한 붉은 기둥인데,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기둥 뒷면에는 기부금을 낸 사람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고, 입구 양옆에는 미나리 신사의 상징인 여우 암수 한쌍이 서 있다.
이곳에는 오미쿠지를 뽑아서 운세를 볼 수 있다. 나무통에서 작대기를 뽑으면 숫자가 적혀있고, 반대편으로 가서 200엔을 내고 번호를 말하면 얇은 종이를 준다. 일본어로 적혀있어 뭔 말인지 모르지만 위쪽에 대길-중길-소길-후길 등등이라고 적힌 것 정도는 알아볼 수 있는데, 좋은 게 나오면 가져오고 흉이 나오면 거기에 걸어놓고 오면 된다. 나는 중길이 나와서 가지고 왔다.
다음 목적지는 야라시야마, 후시미 미나리 신사에서 멀지 않다. 대나무숲과 텐류지가 유명하고 들어가는 입구와 메인 도로 양옆으로 각종 먹거리와 기념품 상점들이 정말 많이 늘어서 있다. 관광객은 물론 일본 학생들도 수학여행으로 많이 오는 것 같다.
사실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고, 그냥 나혼자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기웃대며 사진을 찍어봤다. 한국으로 치자면 한옥마을(?)정도 되는 듯하다.
주변으로 강도 흐르고 나무 다리(도개교)도 있는데 구름이 조금 적은 날씨였다면 훨씬 예뻤을 것 같다.
의외로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도 있어서 들어가 봤다. 집 옆에 작은 사당과 손씻는 곳이 있다. 일본인들은 신사에서 기도하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으므로 모든 신사에 손씻는 곳이 있다.
대나무숲도 갔는데, 고요하게 걷기는 커녕 사람들이 많아서 제대로 걷기도 힘들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교토는 한여름 빼고 언제나 이렇게 사람이 많다고 한다. 조용히 걷고 싶으면 한여름 비 올 때 가야할 거 같다.
걷다보면 신사도 있고, 일본 감성 뿜뿜나는 기찻길도 있다.
인력거로 마을을 돌아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버스투어 집결지로 가는 길이 헷갈려서 조금 헤매긴 했지만 그 덕분에 조용하고 운치있는 골목 구경도 했고.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카레가 든 고로께를 하나 먹었는데, 거의 미친 수준으로 맛있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관광지는 사람 많고 먹거리와 기념품 상점이 많고 정신을 쏙 빼놓을만큼 혼잡하다. 어떻게 보면 그게 당연한 거고, 나는 다른 이들보다 평소 조용히 지내기 때문에 가끔의 이런 소란스러움도 괜찮은 것 같다. 처음 두 목적지인 후시미 미나리와 야라시야마는 만약 혼자 왔다면 안갔을 장소이고, 이렇게 복잡하다면 다음에 교토에 와도 오지 않을 것 같기에, 이렇게라도 한번 휘리릭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 왼쪽 사진은 오사카의 버스투어 집결지이다. 정말 많은 버스들이 늘어서 있었다. 오른쪽은 가는 길에 찍은 천일전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