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홍릉숲 & 천장산 하늘길

서울의 자그마한 숲 속에서 우연히 찾은 행복

by Stella

이번 주말 일기예보를 보니 파란하늘은 기대할 수 없었다. 그래도 오늘은 비 예보가 없길래 그저 잠시 홍릉숲에서 간단히 산책으로 끝내려고 했을 뿐이고, 여기에 포스팅 할 내용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홍릉숲은 주말에만 자유관람이 가능하고 평일에는 숲 해설을 예약해서 들어간다. 면적이 적어서 길어야 한시간 반 정도 둘러보면 될 거라고 예상했으나, 역시나, 숲이라는 글자는 아무데다 붙는 건 아닌 것 같다. 숲은 숲이었고, 입구에서 받은 인상과 달리 안쪽으로는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지며 산자락 둘레길 정도의 포스를 자랑한다.

20231104_115821.jpg
20231104_114003.jpg
20231104_113447.jpg
20231104_113853.jpg
20231104_115741.jpg
20231104_115635.jpg

가는 길마다 오르막 내리막 나무 계단들이 기다리고 있다.

20231104_120046.jpg
20231104_120539.jpg
20231104_115939.jpg

봄에 오거나 날씨가 맑으면 훨씬 더 화사할 거 같다. 하지만 흐릿한 가을이 주는 매력도 무시할 게 아니다.

20231104_121702.jpg
20231104_121956.jpg
20231104_121744.jpg

아래 사진 세 장은 계단 위, 상당히 높은 곳에서 찍은 사진들인데, 평면적인 사진에서는 높이를 가늠하기 힘들다.

20231104_120824.jpg
20231104_121149.jpg
20231104_121157.jpg

자아, 원래 계획은 여기서 끝!이었는데, 가는 길에 '데크길' 이야기를 들었다. 숲을 지나면서 공중에 떠 있는 데크길을 발견하고 올라가려고 했으나 어디로 올라가는 지 몰라서 궁금하던 차였다. 그 길이 바로 천장산 하늘길, 홍릉숲 입구를 나가서 왼쪽으로 2백 미터쯤 걸어가면 입구가 나온다고 했다. 홍릉숲과는 달리 24시간 개방이란다. 아참! 아무래도 현대식 건물의 화장실이 사용하기 편하므로 가기 전에 꼭 들러가길!

20231104_124021.jpg
20231104_124005.jpg
20231104_123418.jpg

천장산 하늘길 역시 오르막 내리막 나무계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일부 구간은 홍릉숲 위를 지나간다.

20231104_124141.jpg
20231104_124355.jpg
20231104_124512.jpg

나무 계단길 다음에도 천장산 정상까지 길이 이어진다. 바로 옆이 경희대 캠퍼스다.

20231104_125320.jpg
20231104_125922.jpg
20231104_130122.jpg

비록 중간에 아파트들이 가로막고 있어서 아쉽긴 해도, 저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그 다음부터는 내리막길이고, 각종 운동시설과 앉아서 쉴 수 있는 곳도 있고, 계속 내려가면 6호선 상월곡역으로 갈 수 있다.

20231104_131101.jpg
20231104_132412.jpg
20231104_132008.jpg

홍릉숲 갔다가 '우연천만'의 좋은 장소를 알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모두 계단이라 무릎이 안좋은 이들에게는 힘들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갈 수 있는 정도로 난위도가 낮으면서도 운동이 된다. 내 서식지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어서 자주 오지 못할 터이나 사계절마다, 아니 봄과 가을만이라도 한번씩 걸으면 진한 감동과 힐링과 여운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는 보너스같은 곳이다. 추천! 아니, 강추!!

keyword
이전 08화정선 아리바우길 1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