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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근현대 양반과 평민들의 삶을 엿보다

by Stella

지금까지 그 앞을 지나갈때마다 건물이 엄청 높고 크다는 생각만 했을 뿐 한번도 들어간 적이 없는 곳이고, 이번에도 고궁박물관만 보고 그냥 돌아오려다가 내친 김에 별 기대없이 갔는데, '오잉? 이렇게 좋은 곳이?'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코 앞에 둔 보물을 못 알아본 게 신기할 정도였다. 경복궁에서 곧장 이어지는 문도 있고, 고궁박물관에서 나와 홍례문 앞을 지나 쭉 걸어가다가 만나는 도로에서 왼쪽으로 좀 더 올라가면 된다. 박물관에는 상설전시관 세 개와 특별전시관 한 개가 있고 정말 멋진 야외전시장이 있다. 내부 휴계공간도 잘 꾸며놓았다. 또한 이번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어린이 박물관이 따로 있다. 게다가 놀라운 사실은 고궁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무료관람이라니?!


국립민속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야외 전시실에 장승과 돌탑, 효자문과 효자각, 다양한 형태와 표정을 가진 문인석이 많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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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걸어서 들어가다보면 연자방아와 나락뒤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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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들어가면 70년대 골목길을 재현해 놓았다. 나를 포함해서 연식(?)이 쫌(!) 되는 한국인이라면 기억 소환이 가능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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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부로 들어섰다. 고궁박물관에 왕실의 물건들이 있다면, 여기서는 양반과 서민의 물건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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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전후의 물건들도 꽤 있다. 특히 자개 경대와 칠성사이다, 빨간 김치독, 선풍기와 알록달록한 수영모자는 어린시절에 봤던 기억이 있는지라, 나도 새삼, 정말로, 진실로, 진짜 나이가 들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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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맨 왼쪽 사진 속 베틀 앞에서 할머니 한 분이 같이 온 가족에게 직접 베틀로 천을 짰다는 말을 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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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옥의 형태도 볼 수 있게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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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특별 전시관에서는 가면 전시회가 열리는 중이었다. 우리나라 가면 외에도 중국과 일본 가면도 정말 많았는데 이 전시실에 밤늦게 혼자 들어오면 좀 무섭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국의 가면 몇 개만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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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모두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서 안쪽으로 조성된 한적한 정원에 한참동안 앉아 있었다. 그냥 그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마치 명상을 한 듯 마음이 평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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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상업지구에서는 금새 피곤해지는데 서울이긴 하지만 이렇게 공기가 맑은 곳에 오면 신기하게도 피곤함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게 개이므로, 수명 연장을 위해 매일 이쪽으로 출근도장을 찍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게다가 나무와 풀과 꽃이 많은 곳은 무조건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에, 계절마다 최소한 몇 번씩 와야할 장소이다. 돌아다닐수록 가야할 곳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중이니, 손오공처럼 분신이라도 만들어서 한꺼번에 왁자지껄 돌아다녀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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