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보다 실물

by MoonQ

개굴! 개굴!


처가 식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온 이곳은 큰이모님 밭이다. 옆에 있는 논에서 개구리들 울음소리가 대기를 진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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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린이집에서 개구리를 본 아이는 우렁찬 소리에 흥분해 밭을 횡단한다. 개구리들은 아이의 발소리를 들었는지 위장술로 아이를 농락한다. 아이는 풀을 뜯으면서까지 찾아보지만 개구리의 위장술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왕성한 호기심과 달리 기술이 부족한 아이가 안쓰러워 내가 나섰다. 관찰력을 한껏 가동하니 풀 속 움직임이 보인다. 연한 초록빛 청개구리다!


풀 속 움직임을 따라 부드럽게 손을 갖다 대니 손안으로 귀여운 생명체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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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보여주니 "우와~! 개구리다."라며 감탄을 연발한다. 호기심과 두려움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손가락으로 건드려본다.


영상으로만 보던 걸 실물로 접해 흥분 상태다. 화면으로만 보던 관념적 한계를 뛰어넘는 순간이다. 생김새, 몸놀림, 소리 등 모든 것이 화면을 뛰어넘는다. 자연 실물은 아이들을 화면이라는 늪에서 벗어나게 한다.


어릴 적 내가 살던 아파트 주변은 논두렁이 많아 개구리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비 오는 날 밤이면 개구리들 목청에 이끌려 아파트 화단으로 나갔다. 잔디를 움켜쥐면 몇 마리가 손에 잡힐 정도였다.


난개발로 인한 서식지 감소도 원인이겠지만 기후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이 양서류라고 한다. 현실을 보며 기후 위기를 체감한다.


부디 우리 아이들에게도 체험의 기회가 여전하길 바라며 청개구리를 놓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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