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개~개갯~!
특유의 울음소리에 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맑은 하늘을 유유히 날아다니는 새 한 쌍이 보였다. 햇빛에 비친 날개는 빛나는 청록색을 띠었으며, 날개 일부는 흰색으로 빛났다. 얼마 전 직장 근처에서 만난 이 새의 이름을 나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앗?! 파랑새다!”
“와~ 저게 파랑새야?!”
나의 외침에 아내가 말했다. 하늘빛 하늘을 활공하던 파랑새 한 쌍은 잠시 후 숲속으로 사라졌다.
오랜만에 모인 4살 꼬마들은 서투른 몸놀림으로 킥보드를 탔다. 초등학생 조카들은 고무공을 차며 즐거운지 입을 벌리고 연신 웃어댔다. 한 조카는 앞니가 빠져 입안이 다 보일 정도였는데 할아버지의 모습이 연상돼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얼마나 놀았을까 초등학생 조카 둘은 물총을 들고 오더니 나를 저격했다.
‘이것들이…?’
나를 향해 물총을 쏘는 아이들에게 나는 우산 방패를 들었다. 앞쪽 공격은 막을 수 있었지만 시야를 가려 측면 공격에는 대항할 수 없었다.
’역시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다.’
나는 우산을 던져두고 마당 앞에 있는 밭 위를 타조처럼 성큼성큼 뛰어 달아났다. 쫓아오던 아이 둘과 거리가 벌어졌고, 탄약 근원지인 수도꼭지를 점령했다.
‘다 죽었어…! ㅋㅋㅋ’
붉은색 양동이에 물을 채워 바가지로 신명 나게 물을 뿌려댔다. 조카들은 항복한다며 손을 들었지만 이미 옷은 다 젖어 있었다.
우리의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던지 꼬맹이들과 동생네 부부도 모여들었다. 묵시적으로 팀을 맺었고, 육탄전이 시작됐다.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방탄모 대신 하늘색 바가지를 뒤집어쓰고, 동생과 아이들을 물총으로 조준해 하나씩 적중해 나갔다. 동생은 물총을 맞으며 “미쳤나 봐!!”라고 소리쳤고, 아내는 킥킥거리며 영상을 찍었다. 내 장난기를 이어받은 4살 아들은 바가지를 들고 물을 뿌려대다가 성에 차지 않는지 호스를 들고 뿌려댔다.
어느덧 해는 저물고, 덜덜 떠는 아이들을 따스한 물로 녹여주었다.
파랑새를 찾아 떠난 아이들이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걸 깨달은 이야기처럼 이날 우리에게도 행복은 가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