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는 차가웠다. 비를 동반한 바람은 노출된 살갗을 파고들며 뼈까지 아리게 했다. 얼어붙은 손은 감각이 무뎌져 갔다. 눈이 오는 날보다 기온은 높을 텐데 체감 온도는 더 낮게 느껴졌다. 틈을 파고드는 비바람을 헤치며, 나는 아이의 자전거를 밀어주었고, 아내는 아이에게 우산을 씌워 주었다. 아이와 함께 이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귀가해 거울을 보니 우리는 한층 깔끔해지고, 귀여워져 있었다. 덥수룩하고 제멋대로였던 머리칼이 단정되니 마음도 단정되는 듯했다.
그때였다.
'당근!'
당근 알림이 울렸다. 키워드 알림을 해놓았던 '독서대' 상품이었다. 이사로 인해 급하게 처분한다는 내용이었다. 파파 스탠드, 1인 책상, 메시 의자, 2단 독서대가 일괄 5만 원이었다. 모두 아내에게 필요한 것들이었다.
"이거 꿀매인데?"
"얼렁 사겠다고 해~"
1년 뒤 자가로 이사하기에 새 상품을 사기엔 애매한 상황이었는데 선물처럼 온 기회였다. 마침 책상과 의자를 싣고 올 수 있는 1톤 트럭도 있었다. 판매자와 톡을 해서 약속을 확정 지었다.
귀갓길에 겪은 추위는 언제였냐는 듯 우리 셋은 아이스크림을 꺼내들었다. 계획했던 일들을 즉시 실행하고 나니 달달함과 보람이 입속을 가득 메웠다. 아이스크림으로 범벅이 된 아이의 입꼬리는 천장으로 올라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