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목적과 접근방법
우리는 종종 상대방에게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대화를 할때, 첫마디를 적절하게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똑같은 말이라도 말의 세기, 높낮이, 속도 그리고 단어의 선택과 문맥 등에 따라서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뜻이 달라질 수 있다.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듣는 사람이 오해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며칠 전 일이었다. 같은 부서의 직원이 메신저로 어떤 자료를 요청했다. 급한 자료는 아니였고, 나에게는 우선 처리해야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내 일을 먼저 처리한 후, 그분에게 자료를 주려고 했었다. 2시간 후 쯤이였나, 그 직원은 나에게 와서, 웃음기를 뺀 진지한 톤으로 말했다.
"과자 맛있어요?"
그때 나는 과자를 먹고 있긴 했다. 그는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아까 제가 말씀드린 자료 혹시 다하셨나요?" 라고 했다.
나는 다른 일을 하느라 아직 처리하지 못했고, 곧 끝나가니 말씀하신 자료를 금방 처리해서 드리겠다고 했다.
'과자 맛있어요?' 라는 말을 다시 곱씹어 보았다.
그분이 선택한 첫마디 문장 자체는 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였다고 본다. 본인의 목적을 빨리 달성하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의도를 표현하기보다는, 가벼운 말을 건네면서 대화를 시작을 하는 것이 대화의 끈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문장을 내뱉었을때, 말의 세기와 톤, 표정은 오히려 그 끈을 팽팽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평소 워낙 말이 없으신 분이고, 대화를 할 때 진중한 면모를 보이는 분이라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그분의 첫마디가 나를 비꼬기위한 것이 아님을 안다. 하지만 그분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자칫 오해할만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부탁을 빨리 처리해주지도 않고, 과자나 먹고있냐는 등 나를 비꼬기위한 말이였을까' 라고.
누군가에게 대화를 걸때는 그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단순 친해지기 위해서라면 밝은 톤으로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꺼내는 것이 좋고, 특정한 결과를 받아내기 위해서라면 본인의 의도를 어느정도 언급해주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반드시 본인의 목적을 숨겨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의사표현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오해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