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노동연금, 당신의 '몸값'

당신이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이유.

by 송대근

앞선 12장에서, 우리는 평생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과 벌 수 있는 돈의 양을 계산했다.

우리는 살아가는데 약 16억원의 돈이 필요하며, 그에 따라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시각도 얻었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겠다.


바로 여러분의 '몸값'이다.


연봉표.jpg


위의 급여로, 40년간 정년까지 일할 경우 17억 4천만원을 벌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의 몸값도 17억 4천만원일까?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돈의 가치는 계속 깎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은, 당신의 편이 아니다.




계산을 쉽게 해보자.

40년간 급여의 변동폭을 넉넉하게 평균 잡아 월 400만원씩 받는다고 가정하겠다.

이렇게 되면, 당신은 40년간 월 400만원을 받게 되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이것은 '노동연금'에 해당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연금의 형태를 떠올려보자.

1. 노령연금 : '특정나이'가 되면 연금을 '분할수령'.

2. 퇴직연금 : '퇴직'을 하면 연금을 '분할수령'.

3. 개인연금 : '개인'적으로 연금을 저축하여 필요할 때 '분할수령'.


즉, 여러분이 노동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 40년간의 운용될 '자산'이 있으며

그 자산을 '노동'하는 조건으로 '분할수령' 하는 것이다.

40년간의 운용될 이 '노동연금'의 가격이야말로 당신의 몸값이다.


투자수익률이 연5%라고 가정하겠다.

그렇다면 40년간 월400만원을 지급하기 위한 필요자산은 얼마일까?


연 5%의 수익률로 4800만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금은 9.6억원.

그럼 나의 몸값은 9.6억원일까?

답은 아니다.


9.6억원은 매년 4800만원을 지급하고도 원금이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분은 65세에 정년퇴직을 하는 순간 일자리가 사라지며, 더 이상 노동할 수 없다.

즉, 여러분의 '노동연금'은 원금을 전부 소모하여 아무런 능력이 없는 0원이 된다.


그렇다면 연5%의 수익을 올리면서 매년 4800만원이 인출되어 결국 0원에 수렴하는 노동자산의 값은 얼마일까?


이 계산에 필요한 것은 <연금의 현재가치> 이다.

PMT.jpg 연금의 현재가치 계산공식

위 공식은 n년 동안 벌 수 있는 노동소득을 연 r%로 할인했을 때의 현재가치이다.


어려운 말은 관두자.

월 400만 원을 40년간 버는 직장인의 '노동연금'

그 현재가치는 계산결과 8.2억원에 불과하다.


이 글을 쓰는 2026년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10~15억 정도하고 있다.

그러나 당신의 몸값은 고작 8억원에 불과하기에 이 거래는 대출 없이는 성사될 수 없다.


게다가, 위 전제에서는 40년간 월 400만원이라는 꽤 좋은 조건을 가정했다.

만약 취직을 늦게 해서 30년간, 월 350만원을 받게 된다면 나의 '노동연금' 의 가치는 얼마가 될까?

계산결과는 6.5억원에 불과하다.

단편적으로 말하자면, 이 경우 맞벌이 부부로 일해야만 서울 아파트 하나와 맞바꿀 수 있는 거래가 성사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사는데 필요한 소비금액은 계산에 들어가지 않았다.

맞벌이로 700만원을 번다고 해도, 소비 금액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자산의 축적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몸값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떨어뜨리는 방법은 한계가 없다.

그리고 몸값을 떨어트리면 떨어트릴수록 내집마련의 꿈은 허상에 가까워진다.

이것이 당신이 서울아파트를 살 수 없는 이유다.




'노동연금' 은 리스크에 상당히 취약하다.

건강이 악화되면

회사가 망하면

기술이 발전하면

당신의 노동연금은 언제든지 지급이 중단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젠가, 노동연금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한다.

그래서 노동연금이 끊기기 전, 다른 연금이 자라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투자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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