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선의 시작이자 끝.
여러분이 삼기사로 승선하게 되면, 승선 첫날부터 하선하는 마지막날까지 매일같이 로그북을 쓰게 될 겁니다. 그리고 작성을 틀릴 때마다 잔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자주 기록이 틀리게 되면 연필로 쓰고 볼펜으로 덧쓰라는 요구도 듣게 될 겁니다.
삼기사의 기본소양은 로그북을 정확하고 깔끔하게 쓰는 것부터 시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 초임삼기사에게 맡기는 업무인 만큼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겠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로그북은 단순한 일일기록 일지가 아닙니다. 물론 로그북 자체는 단순한 일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로그북을 기준으로 생성되는 기름소모량, 선속, 슬립은 해운영업에 기초가 되는 데이터이며, 각종 작업기사, 훈련기사 등은 수검에서 중요한 확인항목입니다.
우선, 로그북의 기본 작성원칙인 Noon to Noon을 살펴보겠습니다.
로그북은 정오 1200LT를 기준으로 작성하는 서류입니다. 자정 0000LT를 기준으로 하면 1일의 기준상 편리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여러분이 한밤중에 로그북을 작성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편의상 1200LT를 기준으로 작성하게 된 것인데, 실무에서는 대개 1100LT 쯤 작성합니다. 점심시간 때문인데요, 그렇게 되면 1100LT에 보이는 모든 값들은 전날 NOON부터 지금 1100LT까지의 차이, 즉 23시간어치의 값일 겁니다. 이것들은 모두 ÷23 ×24를 해서 24시간 뒤 값으로 보정해서 작성해 줘야 합니다.
Running hour, Bunker consumption 모두 동일합니다. 또한 선박이 전후진을 했다면 그 시간도 고려해서 보정해야 합니다.
Noon to Noon 원칙을 이해했다면 다음으로 해운영업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해운회사는 화물을 옮겨서 돈을 법니다. 화물주인인 화주는 당연히 저렴한 해운회사를 고르려고 하고요. 이때 해운회사가 화주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속대비 기름소모량
당연히 배가 기름을 적게 먹고 빨리 달릴 수 있다면 좋겠죠? 그렇기에 이 배가 항해하면서 소모한 기름양, 선속, 슬립을 제시하게 됩니다. 어디서요? 여러분이 작성한 로그북에서요!
그래서 절대 틀리면 안 됩니다. 로그북이 틀리면 영업이 엉터리로 됩니다. 영업이 안되면 해운회사는 망할 거고요.
In Port / Harbor / At sea
그렇다면 이제 배의 스피드와 연료소모량이 영업에 중요해지는지 구간을 나누게 됩니다.
In port는 정박 중의 상태로, 당연히 화물운송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Harbor는 정박했던 배가 대양출항을 앞두고 항만인근에서 있는 상태인데, 주변에 피해야 할 배도 많고 속력도 조정하느라 엔진도 많이 사용해서 컨디션이 들쭉날쭉 합니다.
마지막으로 At sea 상태는 대양항해 중인 상태로, 선박속력이 결정되어 엔진 RPM도 고정하여 사용합니다. 피할 배도 많이 없고요. 선박효율을 측정하기 제일 좋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구간의 값을 영업에 사용하게 될까요? 당연히 At sea 상태입니다.
한 가지 더, 바다에 선이 그어져 있는 것도 아닌데 어디가 At sea 고 어디가 Harbor 인 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것은 선장님이 결정합니다. 엔진 텔레그라프의 F.W.E , S/BY , R/UP 이 그 구간을 결정짓는 요소입니다.
Finish with engine 이면 엔진을 안 쓰는 것이니 In port 가 되는 것이고요.
Stand-by 라면 엔진 준비상태이니 Harbor 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Rung-up 이 되면 At sea 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각 상태변화 때마다 Flowmeter 값을 적어둬야 하겠지요? 영업에 쓸 값이 달라지니까요!
이 개념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 로그북을 쓸 때 컨디션에 따라 기입이 헷갈리지 않을 겁니다.
예를 들어, 1100LT 부로 R/up을 한 선박이 있습니다. Log book은 1200LT 기준으로 작성해야 하는데, 그럼 이 날의 선속, 슬립은 무엇을 기준으로 작성해야 할까요?
당연히 1100LT부터 1200LT, 1시간 사이의 값을 적어야 합니다. In port 나 Harbor의 값은 오차에 해당하는 값이니까 제외해야 하고요.
그럼 기름 소모량도 1시간 동안 소모한 값을 적으면 될까요? 아닙니다.
In port, Harbor, At sea에서 소모한 값을 모두 따로 적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숫자의 총합은 오늘 소모량과 일치해야 할 것이고요, 당연히 그 값은 전날 ROB와 오늘 ROB의 차이가 될 것입니다.
이게 일치하지 않으면 기름을 빼돌린 게 되겠죠.
그렇기에 로그북은 항상 전날값과 비교해 가며 일치여부를 확인하며 적어야 합니다.
여기까지 초임삼기사가 로그북을 작성 시에 자주 틀리게 되는 부분을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
요약하자면,
Running hour
Bunker ROB
Daily consumption
Slip , speed
항목은 절대 틀려서는 안 되며 본선 기관장님들도 꼼꼼하게 보시는 부분입니다. 작성 시 조금 더 주의하여 잔소리 듣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