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 일치 또 일치.
전편에서는 해운영업과 관련된 중요기록을 다루었습니다. 이번에는 수검과 관련된 중요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선박이 항해하면 별의별 검사를 다 받습니다. 선급인증부터 시작해서 PSC, RIGHT SHIP, OCIMF, SIRE 등 셀 수 없을 정도인데요. 이 검사들을 통과하지 못하면 운항이 불가능합니다.
검사관들은 각기 까다로운 조건들을 요구하는데, 그중에서도 검사관들이 지적하기에 좋은 것 중 하나가 로그북입니다.
삼기사가 작성하기에 틀리기도 많이 틀리고, 또 각종 서류와의 일치여부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입니다.
선박서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신뢰성입니다.
솔직히 말해보겠습니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선박에서, 한 달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할 방법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정황증거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똥을 쌌다면 휴지 소모량이 있어야 하겠죠? 우리 로그북에는 똥을 쌌다고 적어놨는데, 정작 월간 휴지 재고조사에는 소모량이 없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지적하면서 로그북의 기록에 신뢰가 없다는 논리를 펴는 것이죠.
그렇기에 로그북은 항상 다른 보조서류들과 기록내용이 일치해야 합니다. 함께 자주 거론되는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근로기록부
위험성 평가서
작업 허가서
근로기록부, 이른바 워크 앤 레스트 서류는 선원의 근무시간과 휴식시간을 기록하는 서류입니다.
로그북에 출퇴근 시간, 작업내용 등 기사를 적게 되는데 이때의 시간과 워크 앤 레스트 기입 시간의 일치여부를 따집니다.
평범한 날에는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입출항, 야간 당직 알람 등 몇 가지 변수 생기곤 합니다. 이 경우 로그북과 근로기록부 간의 일치여부를 잘 확인해야 합니다.
위험성 평가서는 로그북에 기록한 주요 작업에 따라붙는 안전점검표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요. 이 또한 로그북에 기재된 기사와 위험성 평가서의 작성여부를 따집니다.
삼기사들은 주말마다 비상소화펌프 룸이나 바우쓰러스터 룸 등을 점검차 밀폐구역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밀폐구역 진입작업을 작성예시로 보겠습니다.
위험성 평가서는 작업자가 작업을 임하기 전, 작업도중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 식별하는 체크리스트입니다.
실제 작업에 임할 때 삼기사 여러분들도 항상 어떤 위험과 부상이 생길지 상상해 보고 이를 대처할 방법을 강구하는 습관을 기르시길 바랍니다.
위험성 평가가 끝났다면, 이 위험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작업허가서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위험성 평가서가 작업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따져보는 서류였다면, 작업 허가서는 그 위험한 작업을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한 체크리스트이자 절차서입니다.
진입예정 날짜와 시간
진입 가능 시간
처음 작업허가서를 작성할 때, 앞으로 작업할 일정과 작업시간에 대한 계획을 작성합니다. 어디까지나 "예정" 이므로 실제 작업 시간보다는 조금 여유가 있게 작성해 두어야겠죠?
진입 전 가스 테스트
밀폐구역 진입 전 해당구역의 가스프리 상태를 점검하고, 점검완료된 시간을 기재합니다. 이 시간은 진입 예정시간보다 빨라야 할 것입니다.
작업허가자 서명
밀폐구역의 안전이 확보되었으면, 이 작업허가서에 대한 안전관리책임자의 서명이 기입됩니다. 이때 현장 책임자, 안전 책임자, 선장 순의 서명이 들어가게 됩니다.
당연히 서명시간도 이 순서에 따라 진행되어야 합니다.
최종진입보고
진입직전 마지막으로 가스테스트를 합니다. 해당사항을 작업책임자에게 보고하고 서명을 받으면, 이제 실제 진입이 시작됩니다.
작업완료보고
모든 작업이 끝나면 작업완료, 밀폐구역 밀폐완료, 당직사관 통보 순의 절차를 거치고 작업책임자 확인 서명으로 끝이 납니다.
작업 하나 하는데 서명이 엄청 많죠? 안전작업을 위한 절차라 까다롭습니다. 이제 수검을 앞두고 올바르게 작성되어야 할 시간순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진입예정 날짜 시간 작성
가스테스트 실시 및 날짜 시간 작성
작업책임자 서명
안전관리자 서명
선장 서명
위 까지가 작업 준비 단계입니다.
준비가 끝나면 아래의 실제작업 절차가 이루어집니다.
최종 진입 보고
작업책임자 진입허가 서명
작업 완료 보고
밀폐 완료 보고
당직 사관 보고
작업책임자 종료확인 서명
이렇게 하나의 작업이 완료되고 나면, 해당 내용을 로그북에 기재하고, 작업 시간은 근로기록부에 작성합니다.
이로써 하나의 작업에 대한 네 가지 서류일치가 끝났습니다.
처음엔 뭐가 이렇게 복잡하고 중구난방으로 보여 감이 잡히지 않을 겁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그러나 천천히 흐름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업무에 치여 바쁘게 되는대로 일하지 마시고, 조금 천천히 생각해 보면서 업무를 하시면 틀릴 일도 많이 줄어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