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삼기사 업무 - 전기일반

끝나지 않는 어스.

by 송대근

선박 내에서 삼기사의 끊이지 않는 업무라면 첫째는 서류이며 둘째는 전기일 것입니다.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고 순식간에 통전되기 때문에 잘못된 회로접촉은 기기손상은 물론, 감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가장 기초가 되는 멀티테스터기 사용법과 메거테스터를 이용한 절연저항 측정법, 어스 검지법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멀티테스터

멀티테스터는 모델마다 기능이 상이하지만, 선박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은 전압, 저항 측정입니다.


전압측정

전압은 직류, 교류 모두 자주 사용하는 기능으로, 기기의 전원이 켜져 있을 때 측정됩니다. 물론 전원차단 이후에 안전확인용으로도 많이 사용합니다.


전압은 전기의 압력차를 뜻하므로, 저항이 연결된 선 사이에서만 전압이 측정됩니다. 저항이 없는 동일선상에서는 전압이 측정되지 않습니다. 동일압력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활성화 되어 운전 중인 3상교류 전원이 있습니다. 이때 R상과 U상 사이에는 전압이 측정되지 않습니다. 둘 사이에 저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R상과 T상, 혹은 V상 같이 측정선의 사이에 저항이 있다면 전압이 측정됩니다. 저항이라는 표현이 어렵다면 전선에 연결된 모든 형태의 기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압측정을 통해 기기에 전원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전원 차단 이후로도 완벽하게 차단되어 안전한지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저항측정

테스터기의 원리상, 저항측정은 반드시 전원이 차단된 상태에서 행해져야만 합니다.

또한 정확한 저항 측정을 위해서는 회로에 연결된 른 저항은 제거되어야 합니다. 저항측정의 원리상 가장 낮은 저항을 측정하기 때문에, 회로에 다른 저항이 물려있다면 측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저항측정을 하게 되면 어떤 기기든 고유한 저항값이 찍혀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0이나 무한대가 나오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요?


0 의 의미 (단락, short)

쇼트 회로의 예시

저항 측정을 건너뛴 것입니다. 상기한 가장 낮은 값을 측정하는 원리에 의해, 이 경우 저항내부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선간접촉이 일어난 경우 저항측정을 건너뛰고 0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상태로 회로에 전원을 공급할 경우 쇼트트립이 발생하며 회로손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무한대의 의미 (개방, open)

오픈 회로의 예시

무한대 저항을 가진 기기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해당 회로가 끊어졌음을 의미합니다. 공기의 저항이 무한대이므로, 테스터기는 공기의 저항을 측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회로는 끊어져서 연결되어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전원을 공급해도 기기가 운전되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멀티테스터기 사용으로, 회로의 상태와 전원공급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메거테스터 사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메거테스터

메거테스터는 절연저항을 집중적으로 측정하는 기기입니다. 멀티테스터의 저항측정으로도 어느 정도 값을 추정할 수 있으나 멀티테스터의 원리 상 아주 높은 수준의 저항은 측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메거테스터의 원리를 설명하려면 우선 접지의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접지(earth)

모든 전기는 땅으로 흐르는 성질을 가집니다. 그렇기에 번개도 하늘에서 땅으로 꽂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접지도 어스라고 부르는 것이고요.

그렇기에 전선이나 기기는 절연체, 피복이라는 고무와 같은 물질로 감싸져 있습니다. 이 피복이 없으면 전기는 땅으로 흘러가버려 기기에서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피복이 손상된 회로에서는 절연저항이 떨어질 것이고 그 수준을 측정하는 기기가 바로 메거테스터 입니다.


절연저항의 측정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해당 회로의 전원을 차단시킨 후, 접지선을 선체 아무 곳에나 연결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선체는 페인트로 도포되어 있으므로 전기가 도통되는 철과 같은 부분에 연결해야 합니다.

대부분 전기설비에는 접지선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접지선에 연결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접지선 설치가 끝났다면 메거테스터기의 전원을 켜고, 회로에 전극선을 연결합니다. 이때 회로에는 500V 의 전압이 가해지면서 해당전압을 이겨내지 못한 절연값은 테스터기에 측정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500V 라는 높은 전압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테스터 완료 이후에는 잔류전압을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메거테스터의 전원을 끈 뒤 측정선에 리드선을 다시 가져다 대면됩니다.

메거테스터의 측정값이 잠시 헌팅했다가 돌아오는 것을 보면 잔류전압은 제거된 것입니다.


또한 PCB 기판 같은 전자회로는 12V~24V 수준의 낮은 전압회로이기 때문에, 이 전자기판회로에는 절대 메거테스트를 진행하면 안 됩니다. 500V 로 인해 회로손상 가능성이 있습니다.




멀티테스터와 메거테스터의 기본적인 사용방법 설명이 끝났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원리를 이용해 쥐를 잡고 다녀야 합니다.


쥐를 잡다

절연저항이 불량해진 개소를 수리하는 것을 뜻합니다. 옛날 선박에서 쥐가 전선을 갉아먹어 절연저항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생긴 은어이며, 어스 잡는다고도 말합니다.

당연히 요즘 선박에 쥐는 없습니다.^^


절연저항계

어느 날 출근해 보면 절연저항계(어스미터)의 수치가 무한대가 깨진 것을 보게 됩니다. 이로써 삼기사의 일이 시작됩니다. 어스는 선박전기가 포설된 오만가지 장소에서 올 수 있으며, 이를 찾는 기본적은 흐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절연이 불량해진 절연저항계. 일할 시간을 나타낸다ㅜ


큰 곳 -> 작은 곳 -> 더 작은 곳

선박에는 아주 많은 전기설비가 있기 때문에, 그 기기들을 하나하나 절연저항을 측정해서는 업무 진행이 안됩니다. 그렇기에 해당 전원이 공급되는 구간들이 스윗치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스윗치를 내려가면서 절연저항 불량개소를 찾아냅니다.

문제가 있는 곳의 스윗치를 내리면, 해당구간에서 발생하던 어스가 차단되어 어스미터의 값이 무한대로 복구될 것입니다.


그러나 스윗치를 내리기 전 주의 또 주의하십시오! 해당 스윗치가 선박주요 장비, 브릿지 항해기기, 기관실 엔진컨트롤 콘솔 등 전원을 공급하는 스윗치 일 수도 있습니다! 그 스윗치를 내렸다간 선박사고는 물론, 여러분은 욕을 바가지로 먹게 될 것입니다!

삼기사 수준에서 점검 가능한 장소는 전등부입니다. 스윗치를 내려가면서 어스부를 찾고, 해당 구간의 하단 스윗치를 또 내려보고,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 구간을 나누어 내려갑니다.


어느 수준이 되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구간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전등(Lighting fixture) 에서 이런 상황이 많은데, 15개의 전등이 한 라인에 묶여있습니다. 그럼 이 15개를 전부 열어서 절연저항을 점검해야 할까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우선 15개의 전등은 직렬연결 되어 있습니다. 이 중간쯤, 7번 라이트를 8번 이후 라이트와 연결을 끊고 절연저항을 측정합니다. 7번측에서 온다면 1~7번 라이트의 문제고 8번측에서 온다면 8~15번 측 라이트가 문제일 것입니다.


이렇게 중간씩 끊어나가다 보면, 총 4~5회 정도의 절연저항 측정 이후에는 문제개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삼기사의 눈썰미가 필요합니다. 문제가 되는 전등은 찾았는데, 이 전등에 연결된 구성요소에는 라이트, 라이트홀더, 발라스트, 전선 등 수많은 구성요소가 있습니다. 이 중 한 군데에서 어스가 오는 것입니다.


팁을 드리자면, 자주 어스가 오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최근에 작업한 개소(작업불량)

터미널 등 연결부 (피복노출부)

선외 노출부 (습기로 인한 절연파괴)

노후부 (노후로 인한 기기 내부 손상)


현장에서 육안검사를 해 보면, 눈썰미가 좋다면 금세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기사들은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조금 시간이 걸리지요^^


아무튼, 파이팅입니다! 어스는 어렵지 않습니다.

시간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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