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최우선.
사실 이 이야기가 제일 먼저 나왔어야 합니다.
개인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실무에서는 많이 등한시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오랜 기간 승선한 선원들은 이미 습관이 되어있어 잘 수행하기에 교육을 하면 잔소리쯤 취급하고, 초임사관들은 습관도 없을뿐더러 작업에 대한 경험이 워낙 부족하기 때문에 스스로 사고예상이나 예방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들은 모두 위험성 평가서에 나와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서류는 서류일 뿐 제대로 읽히지도 않고 또 와닫지도 않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상상력을 가지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떻게든 사고를 일으켜보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일이 나에게 닥친다면 어떻게 할지 대안도 내 보십시오.
삼기사가 중량물을 운반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윤활유나 케미컬 재고조사 때 20kg가량의 통들을 옮겨야 합니다. 냉매병은 70kg에 육박합니다.
꼭 자신의 일이 아닐 수도 있지요. Sea chest용 Anode는 40kg를 넘고 발전기 헤드는 250kg 정도 합니다. 기관실 업무를 하다 보면 다른 사관들의 일도 도울테니, 아무튼 무거워 보이는 일들은 모두 포함됩니다.
그럼 이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는 무엇이 있을까요?
협착
말은 어렵지만, 쉽게 말해 손가락이 끼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손가락이 중량물을 옮기다가 밑에 깔린다거나, 옮기는 틈에 끼일 경우 복합골절은 물론 절단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배에는 마땅한 의료진이 없습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평생 장애를 입을 수도, 심각한 경우 감염으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우선적으로 옮길 때 하단부가 아닌 상단부를 이용하고, 협착부는 주의하며 가까이 가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또 작업자 간의 의사소통도 원활해야겠지요.
어렵지 않아 보이나요? 손가락 골절, 절단 사고는 매우 쉽게 일어납니다. 당신도 예외는 아닙니다.
충돌(Swing out)
배는 흔들리는 환경입니다. 중량물을 들어 옮기다가 배가 흔들려 넘어지거나, 아니면 중량물 자체가 안전장소를 이탈할 수 있습니다. 이 중량물에 부딪히게 되면 타박상과 골절을 입을 것이고, 척추에라도 부딪히면 당신은 평생 장애를 입게 됩니다.
이를 막으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우선 날씨가 나쁜 날은 작업을 해선 안됩니다. 날씨가 좋더라도 바다날씨는 갑자기 변하기도 하니, 여러 사람이 함께 옮겨야 할 것입니다. 또한 옮기는 도중 보조작업자가 흔들리지 않도록 보호해야겠지요.
냉매보충은 삼기사의 업무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극저온의 물질을 다뤄야 하는 위험한 작업입니다.
냉매보충 도중 발생할 위험은 무엇이 있을까요?
누설
냉매를 보충하기 위해 설치한 호스가 찢어지거나, 틈에서 샐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냉매는 사방으로 비산 하면서 작업자에게 저온화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어떻게 사고예방을 할 수 있을까요? 우선 작업 전 모든 연결부의 상태를 확인하고, 퍼징을 통해 누설부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 후 작업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운이 없게도, 보충 도중 갑자기 호스가 터진다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을까요?
냉매는 저온물질입니다. 절대 만지지 말고 냉매통 밸브를 잠그십시오. 그리고 충전을 중단하십시오.
누설부를 잠가보려 손을 대는 순간 저온화상을 입습니다.
저도 8년 전에 입은 저온화상 상처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전기작업은 항상 감전위험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원차단이 핵심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기작업 사고는 실수로 일어납니다.
소통문제
삼기사가 전기작업을 하기 위해 전원을 차단 후 작업 중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 다른 사람이 작업 중인 전원을 올려버리는 겁니다. 이때 삼기사는 감전하여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할 수단으로 LOTO 가 있습니다. 전원을 차단한 스윗치에 올리지 말라는 경고문을 붙이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사고도 있습니다. LOTO를 했으나, 삼기사가 다른 작업자에게 "꺼"라고 지시한 겁니다. 불행히도 동료 작업자는 "켜"라고 들었고 삼기사는 감전하고 맙니다.
선상에서는 트랜시버를 이용해서 의사소통하기에 서로 잘 안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원을 차단하거나 활성하는 것은 반드시 해당지식이 있는 책임자의 통제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전원상태 변경 사항을 상호 간에 두 번 이상 더블체크한 뒤 수행해야 합니다.
선박에서 복명복창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선박기관실은 그 구조의 특성상, 바닥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업으로 인해 흘린 기름이 남아있을 수도 있으며 파이프가 복잡하게 얽힌 곳에서는 머리가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제거된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흘린 기름을 밟아 미끄러질 수도, 충돌로 머리에 상처가 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바닥을 제거했다면 주변에 안전선을 설치하고 모든 기관실 인원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흘린 기름은 바로 닦아내야 합니다.
충돌 예상지역을 작업자 모두가 인지하고 해당 구역을 지나갈 때 주의하며, 특히 뛰거나 급하게 움직여선 안됩니다.
기관실은 선박의 운항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디자인된 매우 복잡한 구조입니다. 절대 인간적인 장소가 아닙니다. 항상 위험성을 감지하고 주의하십시오.
삼기사는 높은 곳에서 일할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기관실 천장 높은 곳에 달린 형광등 작업이나 선외를 비추는 수색등 작업등이 대표적입니다.
당연히 추락으로 인한 사망이 예상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하네스를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해야 합니다.
어이없는 사고가 있었는데, 하네스를 착용한 작업자가 추락하였는데, 하네스 안전고리를 연결한 연결부가 추락자의 무게에 의해 부서지면서, 그대로 추락으로 이어진 사고입니다.
하네스는 여러분의 추락을 막아주지 않습니다. 하네스를 건 연결부가 막아줍니다. 하네스 착용을 올바르게 함은 물론, 안전고리를 걸만한 튼튼한 지지대 찾는 습관을 기르십시오.
위의 사례는 삼기사가 자주 마주할 만한 상황을 뽑은 것으로, 실제 위험성은 더욱 많습니다.
또한 위의 열거한 위험성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기사가 높은 곳에 있는 전등을 수리하다 감전하여 들고 있던 공구통이 추락해 밑에서 보조하던 작업자가 부딪혀 부상을 입을 수도 있지요.
야간에 누구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삼기사가 제상을 하러 냉동고에 들어갔다가 갇혀버려 탈출하려 비상벨을 눌렀으나 비상벨이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고, 저온사망하는 시나리오.
냉매보충 도중 배가 흔들려 고박되지 않은 냉매통이 넘어지면서 삼기사를 부상 입히고, 동시에 보충호스가 파손되어 저온화망까지 입는 시나리오.
정말 정말 다양하게 사고가 일어납니다.
무궁무진하게 상상하시고 안전을 위한 최선의 조치를 다 하십시오.
여러분의 생명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