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
금주를 다시 시작하면서 새로이 만든 취미가 있다면 TV를 보는 것이다.
원래 TV를 보는 것을 좋아하긴 하는데, 좋아하는 프로그램 몇개만 반복해서 보는 걸 좋아한다.
그런 와중에 이번에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을 보게 되었다.
기회가 없는 청년들에게 장사꾼으로서 성장하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원래 음식이나 장사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 프로그램도 흥미를 가지고 시청하게 되었다.
다들 아픈 사연을 가지고 출연한 청년들이었는데, 대부분의 탈락자들의 공통점이라면 절실함 부족이 지적되었다.
참 공감하는 말이다. 나 역시 절실함으로 살아온 시간이 있기 때문에, 절실함이 주는 기적적인 힘을 알고있다.
스스로에게 반문되었다. 금주를 절실하게 하고 있을까?
사실 아니었다. 몸에 안 좋으니 금주를 해야한다고 생각 할 뿐, 절실함이 없다.
위 프로그램에는 10년차 알코올중독자도 나온다.
그는 100일 금주에 성공했으며 고통을 견디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안타깝게도 알코올성 치매로 인해 능력의 한계를 마주하고 탈락하게 된다.
설렁설렁 금주하면서 나중에 몸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나서야, 절실하게 돌아가려고 해봤자 돌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고 모른다.
나는 좀 더 절실해야 한다. 마음가짐이 가볍다.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마음대로 들지 않는 것처럼, 절실함도 쉽게 생기는 마음은 아니다.
23살의 나에겐 벼랑끝에 내몰린 상황이 있었다.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배부른 돼지가 되어버렸다.
도축당할 걱정이 없는, 앞날을 모르는 돼지.
언젠가 그날이 오면 절실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이분도체가 되었을지도.
늦고 나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