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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유롭기 위해 필요한 것들.

by 송대근

흔히 말하는, 부자가 되는 법


2장에서 예시처럼, 목수도 어부도 부자가 되지 못했다.

자본주의란 원래 그런 것이다. 금리를 이용하여 피지배층의 활동을 촉진하며 세상에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만든 지배자의 시스템이지, 노동자의 사유재산이 쌓여 행복하게 만들어주려는 시스템이 아니다.


이 규칙을 이해했다면, 이제 우리는 자본주의의 계급상승을 생각해야 한다.


정치인 계급은 투표로 인해 이루어지고, 군대 계급은 매우 특수한 계급이므로 사실상 본인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계급은 자본가, 사업가 계급이다.


앞서 1장에서 언급했듯, 이들 계급은 지배자들이 시키는 대로 일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혹은 노동하지 않으면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신분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이번 장에서는 그 내용을 알아본다.

사업가 (시스템 구축자)

자본주의를 가장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한 사람들이다. 규칙을 가장 잘 이해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탕후루 사장이다. 직원을 고용했고, 당신은 출근하지 않는다. 직원의 급여는 100원이며, 직원이 벌어주는 수익이 120원이라고 하자.

지금 탕후루 가게에는 어떤 유지비도 들어가지 않는다. 당신은 직원보다는 돈을 적게 벌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로 20원을 벌고 있다.

여기서 당신이 직원을 해고하고 직접 일을 하면 120원을 모두 챙길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자본가는 여기서 레버리지를 활용한다.


탕후루 가게를 하나 더 차리는데 필요한 비용이 1000원이라고 하자.

사업가는 은행에 1000원을 이자 10%로 빌린다.

그리고 탕후루 가게를 2개로 늘렸다.

탕후루 가게가 두 개가 되었으니, 직원 급여도 두 배가 되었지만 수익도 역시 두 배가 되었다.

이때 은행 이자가 20원을 넘지만 않는다면 역시나 아무런 노동을 하지 않고도 소득을 늘리게 된 것이다. 가게를 늘릴수록 소득은 늘어나게 된다.


또한 탕후루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팔 수도 있다. 탕후루 가게의 사업이 유망하다면 1100원 이상으로도 팔 수 있을 것이며 그때 수익은 사업가의 것이 된다.


하지만 정작 열심히 일하고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서비스를 제공한 직원에게는 아무런 수익이 돌아가지 않는다.


또한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이 탕후루의 전망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면, 가게를 정리하고 마라탕 가게를 차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사장이 탕후루를 차리면 탕후루를 만들어야 하고, 마라탕을 차리면 마라탕을 끓여야 한다. 직원들에게는 자유선택이 없다.


또한 마라탕이든 탕후루든 직원은 열심히 일해야 하지만, 당신은 노동하지 않고 소득을 올릴 수 있다.

그 시간 동안 당신은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쓸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도 있으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시간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가치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장이 꼭 돈을 버는 건 아니잖아요? 손실이 날 때도 있잖아요? 맞다. 그리고 그런 나쁜 아이디어는 폐업하고 다시 노동자로 돌아가게 된다.

당신이 사업가가 되려면, 시스템을 구축할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자본가 (투자자)

자본주의를 이해했으나,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사업가가 될 아이디어가 없으나, 사업가에게 자본을 투자하여 그 수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어찌 보면 은행의 역할을 개인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탕후루 집으로 돌아가 보자.

사업가는 탕후루 가게를 하나 더 늘리려고 한다. 1000원이 필요한데, 은행의 이율이 10%이다. 사업가는 사업이 잘 안 될 수도 있으니, 1100원을 갚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000원을 빌려줄 자본가를 구한다.

탕후루 집은 두 개가 되었고 수익도 두 배가 되었다.

사업가가 자본가와 이루는 계약은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으나 대표적으로 두 종류이다.


수익이 발생하면 일정 %를 나눠어 주는 배당형.

사업 자체의 가치가 올라 다른 사람에게 사업을 판매하여 차액을 올리는 차익형.


이 경우 차익형 계약을 했다고 하자. 자본가는 차익금의 50%를 나누어 받는다.

사업가의 탕후루 가게를 눈여겨본 다른 사업가가 탕후루 2호점을 1200원에 구매를 제안한다. 사업가는 탕후루 2호점을 해당가격에 판매한다.

이제 사업가는 원금 1000원과 차익금 50%인 100원을 자본가에게 갚고 자신도 100원을 챙긴다.

결과적으로 사업가는 탕후루 운영수익금 40원과 차익금 100원의 수익을 올렸다.


자본가에 의해 탕후루 2호점이 생겼으므로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직원들도 총 200원의 월급을 받았다. 자본가도 자기 자본을 제외하고 100원을 벌게 되었다.


이제 남은 일은, 탕후루 2호점을 사 간 또 다른 사업가가 수익을 올리는 일이다.

이렇듯 사업가가 은행에 돈을 빌릴 경우 꾸준하게 이자를 갚을 의무가 생기지만, 자본가에게 돈을 빌릴 경우 계약의 형태에 따라 돈을 당장 갚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예상보다 탕후루 가게가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손실이 발생했을 때의 위험부담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자본가 역시 본인은 탕후루 가게를 운용할 아이디어가 없기 때문에, 타인을 통해서라도 일부 수익을 올릴 수 있기에 만족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자본가는 사업가에게 자본을 투자하고 소득이 발생하면 그 소득을 나누어 받는 것이다.

물론 이들이 나누어 받는 소득은 탕후루 사장이 직접 벌게 되는 소득보다는 낮다. 하지만 노동하지 않고 자본투자만으로 소득을 누릴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좋은 사업에 투자하는 방법은 주식이 대표적이다.

주식을 구매하는 것은 다른 말로 회사에 내 돈을 빌려주겠다는 말과 같으며, 회사의 수익이 늘어날 경우 회사의 가치가 상승하며 그 결과는 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나쁜 아이디어에 투자할 경우 자본손실을 볼 것이며, 노동자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투자한 아이디어가 좋다 할지라도, 자본가와의 계약을 불리하게 맺었다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당신이 자본가가 되려면, 아이디어와 계약을 판단할 안목, 그리고 자본이 있어야 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두 계급을 비교해 보자.

위는 매우 과격하게 비교한 것으로, 현실에서는 두 계급 모두 어느 정도의 자본이 필요하고, 안목이 필요하며, 노동을 하기도 하며 더 큰 리스크를 지기도 한다.

이는 2장에서 설명한 금리, 통화량, 레버리지의 변동으로 인한 규칙변경이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사업가 없이 자본가는 존재할 수 없다. 시스템과 아이디어 없이는 투자가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가 없이 사업가는 존재할 수 있다. 은행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능하다면 사업가의 위치에 있는 것이 유리하다.


당신이 아이디어가 좋은 사람인지, 안목이 좋은 사람인지는 개개인마다 편차가 크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상승을 위해서는 사업과 투자가 필수적이며, 사업을 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늘 생각해야 하며, 사업이 어렵다면 투자를 위한 안목을 기르는 연습을 항상 해야 한다.


사업과 투자는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당연히 좋은 아이디어가 없고, 좋은 안목이 없을 때는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훌륭한 아이디어나 투자가치 있는 기업을 발견했다면 주저해서는 안된다.


계급상승을 위해 사업과 투자는 필수이다. 스포츠 스타와 같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사업과 투자 없이 계급상승은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당신이 노동하고 있는 동안 당신의 몸은 하나뿐이지만, 자본과 아이디어는 무한하게 확장되기 때문이다.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

역설적이게도,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은 자본주의가 많은 사람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평등하게 제공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당신이 정말 좋은 양말을 만들었다고 치자. 양말 하나를 팔 때마다 100원씩 남는다. 사업시스템을 구축하여 양말은 당신이 일하지 않아도 생산되며, 판매된다.

그리고 전 국민의 10%, 300만 명이 하나씩은 가지는 양말이 되었다고 쳐 보자. 이때 당신은 3억 원을 벌게 된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한 사람을 바라볼 때, 일하지 않고 3억 원씩 버는 사람이라고 부러워할 것인가?

아니면, 질 좋은 양말을 국민의 10%가 누릴 수 있도록 나눠준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인가?


자본주의에서는 누구나 좋고 저렴한 양말을 원하고, 또 그런 양말을 만들어 냈다면 모두가 그 양말을 구매하게 될 것이다.


결국 부는 그 양말을 만든 사람에게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또한 경쟁하는 양말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자신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더 좋은 양말, 더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를 해야만 한다.

그 결과로써 큰 부가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자신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포기하고 부자들을 부러워하지만 않으면 된다.

부자들은 그들만의 노력과 안목을 길렀으며, 위험을 감수한 보상을 받은 사람들이다. 또 몇몇 부자들은 자손 대대로 물려주고도 남을 엄청난 부를 이뤄낸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자손들을 보면서 운 좋게 태어났다고 부러워하지 마라.


그 자손들의 위에 있는, 부를 일궈낸 부모들의 공로를 인정해라.


당신도 시스템을 이해하고, 성공한다면 자손 대대로 부를 물려줄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수많은 부자들이 그것이 가능하다는 증거 아닌가?

운과 겸손

당신이 기가 막힌 아이디어나 뛰어난 안목으로 사업가, 투자자로서 성공을 했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나의 실력과 노력만으로 이뤄낸 일일까? 내가 후진국에서 태어났더라면? 내가 전쟁 중에 태어났더라면? 내가 영화관을 만들었는데 코로나가 터졌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삶은 우리가 어떤 조건에서, 어떤 부모 밑에서, 어떤 년도에 태어났는지가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 조차도 중세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아니, 췌장암이 조금만 일찍 발병했다면 아이폰을 만들 수 없었을 게 아닌가?


그래서 부자를 너무 부러워할 것도 없고, 너무 질투할 것도 없으며, 자신을 비하할 것도 없다. 그들이 조금 운이 좋은 것뿐이다.


역으로 내가 조금 부를 이뤄냈다고 해서, 너무 으스댈 것도 없고 너무 자신의 실력을 과신할 것도 없다. 내가 조금 운이 좋은 것뿐이다.


자본주의에서 부자가 되려면, 운이 좋아야 한다. 그러므로 부자가 되었다면 항상 겸손해야 한다.


부를 이루지 못했더라도, 너무 아쉬워할 것 없다. 당신은 충분히 노력했으며, 그 노력은 세상에 혜택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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