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금주라도.
가끔 금주가 어려울 때가 있다.
혹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술을 마셔버리는 순간도 있다. 잘못된 행동을 합리화할 생각은 없지만, 알코올 중독자에게 있어 그것은 자연스러운 생리반응이기도 하다.
문제는 실패 이후의 자세다. 비관에 쌓여있기보다는 자책보단 자구력을 발휘해서 금주에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기록하고, 이후 다시 금주에 활용하는 것이 선순환이다.
잠깐 실패했다 하더라도 계속 넘어설 생각만을 가지고만 있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넘어진다고 해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누군가와 경쟁하며 달린다고 한다면, 넘어지는 일은 두려운 일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금주의 길은 나 홀로 걷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렇기에 잠시 쉬어갔다고 생각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그 휴식의 달콤함에 빠져 언제까지고 앉아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알코올중독자들은 튼튼한 암반 위를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 녹아내릴지 모르는 눈얼음 위를 걷고 있는 것이다.
따스함에 매료되어 언제까지고 앉아 군불을 때고 있는다면, 결국 자신은 얼음골 크레바스 아래로 떨어져 버리고 말 것이다.
그렇다 해도 에베레스트와 같은 목표가 있는 등정도 아닌, 계속해서 나의 자리를 옮겨가며 채찍질해야 하는 싸움이기에 외롭고 성취도 없으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살고 싶다면 움직여야 한다.
수많은 다른 이들이 다리를 멈추었고, 그들 대부분은 크레바스 아래로 빨려내려 가 사라졌다.
그들 본인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들도 함께 떨어졌다.
일어서자. 지금 앉아있을 때가 아니다.
더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 술의 유혹에서 도망치려면 움직이는 것뿐이다. 가만히 있으면 끊임없이 음주유혹이 드는 것. 그것이 주부형 알코올 중독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오늘도 한걸음.
뒤 돌아보면 몇 걸음이나 걸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세월의 눈보라는 당신의 힘든 흔적을 감추어버리지만, 같이 걷는 우리들은 알고 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