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의 그 사건 이후, 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삶을 정돈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조언을 구하려 주변에 손을 내밀었지만, 돌아온 건 위로가 아닌 무시와 뒷말뿐이었다.
나는 분명히 좋고 싫음을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 말을 듣지 못했다며 답답해했고, 때로는 화를 냈다.
내게 일어난 일들은 거짓이 아닌데, 왜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걸까?
수없이 같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 시절, 세상의 모든 일이 상처였다.
나는 단지 솔직했을 뿐인데—
솔직하면 솔직할수록 의심은 커져갔고,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자존감이 떨어질수록 솔직함에서 멀어졌고, 말은 조심스러워졌으며, 질문은 점점 두려워졌다.
그렇게 나는 서서히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누군가의 호의조차 의심스러웠다.
모두가 나를 여자로서만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 시선이 싫었고, 그저 일로서 대하고 싶었을 뿐인데, 나는 언제나 구설의 중심에 서 있었다.
결국 학원을 내 손으로 접고 나니, 어떻게 다시 수입을 만들어야 할지 막막했다.
자존감은 바닥까지 떨어졌고, 나는 사람들의 말에 끌려 다녔다.
어느새 연예인이라도 된 듯, 내 이름이 낯선 입들 사이를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계속 잘못 끼우게 된다.”
정말 그 말처럼, 나는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도 증명하듯 좋지 않은 기운의 사람들을 계속 끌어당기고 있었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은 또 다른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졌고, 남은 선택지들 중 ‘덜 나쁜 것’을 고르는 일상이 반복됐다.
사업을 하려면, 진중하게 생각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했다. 그러나 나는 그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너무 성급하게 움직였다.
결국 당구장 위에 학원을 차렸고, 학부모들은 불쾌해했다. 원생은 늘지 않았고, 나는 또 한 번 무너졌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번엔 인테리어 비용이라도 아끼자.”
그렇게 옮긴 곳이 또 다른 함정이었다.
관리처분 인가가 떨어진 건물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주인조차 월세를 받으면 안 되는 곳이었다.
그 사실도 모른 채 “감사합니다”를 반복하던 나는, 어느 날부터인가 학원에 출근했을때 이상한 서류와 낯선 방문객들을 마주하기 시작했다.
결국 동생에게 말했다.
“우리 그냥 원장 타이틀도 버리고, 수업만 하자.”
그렇게 다시 함께 시작한 학원은, 오로지 수업에만 집중했다. 조금씩 학생이 늘었고, 수강료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 찾아왔다.
그때부터 매일 아침 나는 같은 말을 되뇌었다.
“이만큼도 감사합니다.”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내 실패는 ‘무능함’이 아니라 ‘조급함’이었다. 세상을 탓하며 서둘렀고, 나 자신을 믿지 못해 남의 말에 휘둘렸다.
삶은 언제나 답을 주었지만, 그 답이 조용히 천천히 온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그 속도를 기다리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야 안다.
인생의 방향은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망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망가뜨리는 것은, 잘못된 줄 알면서도 그 길을 계속 걸어가는 나의 두 번째, 세 번째 선택 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나와 같이 현명하지 못한 반복을 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다음 한 걸음은, 다른 선택일 수 있다고~~
잠시 멈춰서 다시 단추를 끼우면 된다고~'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그렇지만 오늘도 나를 다시 살게 하는 말
“이만큼도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