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오뚜기 같은 윤원장

by 윤설

나는 어쩜 오뚜기 같았다.

그 많은 일들을 겪고도 또 학원을 했고, 거창하지는 않아도 내실 있게 그 학원을 다시 일으켜 세웠으니까.


원장이란 타이틀을 내려놓고 오롯이 수업에 몰두했지만,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혔다.

강의실이 부족해 한 공간에 두 개의 클래스를 운영해야 했고, 처음엔 시스템 하나 없이 모든 일을 감으로만 해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한 번 더 잘 해내는 원장’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내게 다가온 건, 한창 예민한 시기의 아들이었다.

학원이 잘 되고 돈을 번들 뭐하랴.

자식농사는 다시 지을 수도 없는 일인데.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기존 학원을 정리하고, 집 근처에 초등학생을 위한 작은 영어학원을 열며 아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초등학생을 가르쳐본 적은 없었지만, 엄마이기에 아이들을 예뻐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랑이 너무 커서일까, 상담 중에도 내 무릎에 앉아 일어나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생겼다.

엄마의 마음으로는 따뜻했지만, 원장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중, 하늘은 내 안의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을 알아차린 듯했다.

학원 사업을 확장하던 K그룹에서 내 학원을 인수했고, 권리금과 함께 1년 계약을 맺으면서 급여를 받는 형태로 학원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를 돌보려던 초등영어학원이 순식간에 짐이 되어버렸지만, 나는 양쪽 모두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해, 세상을 뒤흔든 코로나가 터졌다.

돌이켜보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만약 내가 혼자 학원을 운영했다면 과연 버틸 수 있었을까.

대기업의 체계 덕분에 방역 물품을 지원받으며 위기를 견딜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게 1년의 계약이 끝나자 나는 결심했다.

코로나 한복판이었지만, 이번에는 내 이름으로, 내 방식으로 학원을 다시 열기로.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인테리어부터 홍보, 마케팅, 운영까지 —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세팅했다.

이번만큼은 정말 잘 될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것은 착각이었다.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의 근육이었다.

학원을 잘 운영하려면 먼저 마음이 단단해야 했다.

열정도, 전략도, 결국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 위에서만 빛을 낸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선 이유는, 사실 ‘오뚜기처럼 강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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