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만성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그대는 독이며 약
유리병 속 곰팡이를 한입에 털어 넘기고
죽어가는 우리는 하얀 머그잔
누레진 이빨과 파아란 살갗
거울 속 변해버린 제 모습을 마주 볼 수 없을 거예요
불러오는 자기 배를 몸소 이끌고
문을 두들긴 곳은 산부인과 성형외과
내 몸의 멍 자국을 아무도 못 보게
내가 여기 온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고개를 땅에 쳐박고
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시커멓게 그을린 발자국을 내려놓고
서둘러 집에 돌아가려는 우리는
피해자 아니 가해자
혐의는 그림자 은닉죄
상습범임을 감안하여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곰팡이 핀 쪽방에서 아픈 줄도 모르고
영원히 가난할 것
영원히 죽어갈 것
탕!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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