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을 위한 부서이동 경험담
방송 엔지니어 → PD → 영상 기획 담당자 / 교육담당자 → AE → 사업부문 지원
끌어주는 사람을 만들어라
내가 간과했던 것은 어느 팀을 가도 상관없이 열심히 하면 되지라는 순진한 생각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옮기고자 하는 부서나 직군에서 나를 끌어당겨서 데려갈 사람이 있거나 나를 받겠다고 하는 부서의 부서장과 사전협의가 있는 것이 좋다. 내 경우에는 무작정 직군을 옮기겠다고 하니, 본부장한테도 미운털 박히고, 갈 수 있는 팀이 정해지지도 않아서 2~3개월을 더 엔지니어로 보냈다. 고맙게도 한 팀장님은 나를 데려가겠다 했으나, 본부장이 반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후에 또 다른 팀장님이 받겠다 하여 옮기게 되었다. 안 그러면 그저 시간만 흐르다 직군을 옮기지도 못했을 것이다.
부당인사발령은 신고할 수 있다
성격이 무던한 건지 아니면 소속감이 높은 건지 아마도 나는 후자였던 것 같다. 그저 회사에서 하라는 대로 하고, 가라는 곳으로 가는 그런 직원이었던 듯싶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근무지 이동은 원칙적으로 직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당인사발령이다. 나에게 통보라고 했고, 심지어 자차도 없던 대로 말년 차가 대중교통도 없는 곳으로 전배라니. 증거가 없으니 항의할 것도 없고, 같은 회사 동료들다 보너스도 좀 더 받았으니, 뭐라 신고할 것도 없다. 그랬거나 말거나 부당인사발령에 대한 걸 알고 나서는 이제는 어지간하면 녹취를 해두는 좋은 습관(?)이 생겨버렸다.
주변 인맥을 활용해 평판을 들어라
그렇게 추천받은 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아는 사람들에게 여기 팀장님이 어떤 사람인지 이 팀이 광고주가 어디고, 어떤 일을 하는지 등의 내용들을 물어보고 답변을 들었다. 특히 그 팀에서 일하다가 다른 팀으로 옮긴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장단점을 더 확실히 알 수 있으니, 꼭 필요한 과정이다.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하라
부서를 옮기게 되면 그 부서의 구성원이라든지 업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내가 그 부서에 갔을 때 어느 정도 위치의 서열을 가지게 되는지, 그리고 그 팀의 동료들은 어떤 평판을 갖고 있는지 등 그런 고민들이 필요하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팀의 구성원이 나보다 업무역량이나 인성적인 면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 팀의 업무가 좋다고 하더라도 추후에 승격이라든지 고과를 받을 때 나의 유불리를 따져볼 필요는 있다는 뜻이다. 회사생활을 1~2년만 하고 그만 둘 계획이 아니라면 말이다.
부서이동, 순간의 선택이 회사생활의 방향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