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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Oct 18. 2015

다육이 2

햇빛이 없어도

물이 적어도

무던하게 자라는 줄 알았다.


어느 날 들여다보니

힘껏 당겨진 활시위처럼

줄기가 잔뜩 구부러져 있었다.


화살촉 같은 머리는
햇빛이 드는 창가를 향하고
온몸은 발돋움하며 햇빛을 탐하여

오로지 한쪽으로만 자라고 있었다.


볼품 없이

애틋하게

비틀어진 몸뚱이.

거기서 내 마음을 읽는다.


나의 마음은 무엇을 바라기에

한쪽으로 치우쳐 자라고 있는가.

한편으론 언제나 부족함을 안고 사는

가난한 영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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