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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Nov 10. 2015

사직서를 써 놨다

빨간의자

https://youtu.be/Z9c1uAdP6Rk


드럽고 치사하고 억울했던 일들을

'휴먼굴림체'로 빡빡하게 눌러 써서

박력 있고 당당하게 '사.직.서.'

세 글자가 박힌 봉투에 담아

그분의 면전에 세차게 던지고 나면

쌓였던 체증이 사이다 마신 듯

뻥! 하고 뚫리련만.


그런 퇴사는 드라마에나 있다.

요즘은 사직서를 전자결재로 제출한단다.

퇴직 사유도 해당란에 체크하면 끝이고.

우리에겐 호방하게 사직서 던질 기회조차 없다.

그러니 울컥하는 마음에 사직서 생각이 났다면

그 생각 그만 거두어라.


그리고 계획을 수정한다.

오래 버티고 살아 남아서

두고두고 그분을 괴롭히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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