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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Nov 16. 2015

비오는 날엔 막걸리

레미(Feat. 신승열)

https://youtu.be/m0RWyduNORc


비는 세상에 커튼을 친다.

안쪽의 공간에 있으면

누구나 은밀하게 단둘이 된다.


오로지 그 사람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할 말이 없을 때는 가만히

저 대견한 빗줄기를 칭찬하면 된다.

연애에 서툰 사람들도

비오는 날이라면

성공적인 데이트를 기대해 볼 만하다.


그래서 비가 예고된 날이면

단둘이 되고 싶은 그 사람을

나의 앞에 앉혀야 한다.


막걸리 한 사발에

하얗게 웃음을 흘리고

도토리묵 한 점에

탱글탱글한 감정을 고백하고

해물파전 한 접시에

오늘 데이트의 푸짐한 행복을 담으면 된다.


비오는 날엔 누구나

빗물을 흡수하는 흙땅처럼

마음이 말랑말랑 부드러워지니까

서로를 받아들이는 데 더욱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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