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당신을 바라본다.
한참을 보고 있어도 미동조차 없다.
야속한 마음에 나도 눈을 감아 본다.
‘지금쯤 깨시려나?’
기대에 눈을 떠 보면,
당신은 여전히 잠들어 있다.
혼자 깨어 있어 외롭다.
외로움에 온몸이 저려온다.
당신이 깨어나 나의 피로를 풀어 주었으면.
두 눈을 활짝 뜨고,
당신의 튼튼한 다리로 내 앞에 서 주었으면.
바람이 커질수록 시간은 더디 간다.
당신을 왜 선택했을까?
당신은 쉽게 자리를 내줄 것 같았다.
학생다운 외모에
드물게 책까지 들고 있는 모습은
편안한 안식처를 꿈꾸게 했었다.
하지만 이내 눈 감아 버린 당신.
누구보다 함께한 시간은 길었지만,
지내는 내내 우린 따로였다.
언제나처럼 난 기다림을 붙들고 있을 뿐...
이쯤에서 순순히 당신을 포기하려 한다.
아니 잠깐,
당신은 비로소 눈을 뜬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남은 잠을 털어낸 당신은
기뻐하는 나를 본 척 만 척,
성큼성큼 사라져간다.
기다림에 지친 나는
우두커니 당신을 바라보고만 있다.
가는 길에 방해가 될까
이리저리 몸을 피하면서...
비로소 혼자가 된 나는,
당신의 빈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오늘은 고속터미널역에서 겨우 앉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