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by 박재우

중년의 남성에게 눈물은

마음속에 고인

번뇌가 배어나오는 것.

가장 슬프고 억센 땅 밑에서

길어 올린 지하수처럼

온도가 차다.


그 차가운 눈물이 적시고 나면

인생의 수은주가 고개를 떨군다.

세상이 추워질수록

마음속에 허옇게 얼어붙는 서릿발.

삶의 모퉁이에 부딪히고

일상의 거죽에 쓸리면서

성실하게 달아오른 생활의 열기에

얼었던 마음이 녹아

다시 번뇌로 고인다.


창 밖에

중년 남성의 눈물 같은

겨울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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