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다

by 박재우

숟가락에 비친 얼굴을 확대해서

연예인들의 은밀한 교제 사실을

우리는 알았다.


예전의 기록들을 뒤지고 파헤쳐서

유명인들의 감추고 싶은 약점을

우리는 알았다.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우리는 어떻게든

그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예외는 있었다.


장애아동 언어치료사로 일하던

29살 황 모 씨가

숨진 지 보름이 지나도록

그 사실을 우리는 몰랐다.


고시원 방 한 칸을 가득 채운

고독의 체온이

무겁게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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