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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Dec 25. 2015

성탄절

전에 와 봤던 곳의 이정표를 지나치는 일처럼

점점 낯익은 얼굴을 하는 연말의 시간은

객수에 젖어 윤슬처럼 반짝인다.

두고 온 날들을 생각하니 등이 시리다.

두눈을 부릅뜨고 앞만 보며 살다 보니

등 뒤의 세상이 허전하고 수상하다.

그래서 의심하며 불안 속에서 살았다.

그렇게 한 해 동안 움츠러든 어깨들이

마음놓고 기지개를 펼 수 있는 성탄절.

한 해의 여정이

하룻밤 편안히 묵어갈 수 있는

구원의 불빛이다.

객수에 절은 우리들은

얼어붙은 등줄기에 온기를 새기며

다시 새로운 여행을 꿈꿀 수 있다.

성탄절의 붉은 사랑이

새해로 들어서는 길목에

카펫처럼 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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