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 속으로 뛰어들다

by 박재우

열대야의 엄포에 쫓겨 분수를 찾았습니다.

서늘한 기운을 즐겨 볼까 하는데, 딸아이가 불쑥 뛰어듭니다.


신이 난 아이는 물줄기 속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옷이 다 젖을 텐데...

저 물 무척 더러울 텐데...

저러다 넘어지면 크게 다칠 텐데...

분수처럼 쓸데없는 걱정이 솟아오릅니다.


이제껏,

분수 속으로 뛰어들 용기도 없이

주어진 길로만 흐르며 살아온

소심한 아빠의 등줄기로도

식은땀 한 줄기가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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