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의 일갈(一喝)

by 박재우

뺨을 꼬집는 추위에

주변이 선명해진다.


상식이 사라져 버린

이 땅의 현실이 믿기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며

정신을 놓고 있을 때,

시베리아 한파가

볼살을 비틀며

이 세상

꿈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라고 한다.

서슬 퍼런 일갈의 영을 세워

자포자기한 퇴폐를

두툼한 외투로 멍석말이하여

일찌감치 집안에 투옥한다.


일 때문에 꼭 필요하다던

늦은밤까지의 술자리는

취소해도 아무 일 없을 만큼

중요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곳은

아이를 품고 누워 있는

이불 속이었음이 확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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