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을 꼬집는 추위에
주변이 선명해진다.
상식이 사라져 버린
이 땅의 현실이 믿기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며
정신을 놓고 있을 때,
시베리아 한파가
볼살을 비틀며
이 세상
꿈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라고 한다.
서슬 퍼런 일갈의 영을 세워
자포자기한 퇴폐를
두툼한 외투로 멍석말이하여
일찌감치 집안에 투옥한다.
일 때문에 꼭 필요하다던
늦은밤까지의 술자리는
취소해도 아무 일 없을 만큼
중요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곳은
아이를 품고 누워 있는
이불 속이었음이 확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