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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Sep 08. 2015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나뭇가지가

낮 동안 온몸에 묻은
햇빛을 털어내고 있다.


쏴아아아 쏴아아아
잎새에 이는 파도.


늦여름의 더위가
한올씩 바람을 타고

하늘에 닿아 반짝
노을빛으로 저문다.


저렇게 털어대다
결국 빈 가지로 남게 될 걸
아는지 모르는지

끄덕이고 비벼 대며
온몸을 비워 내고 있다.


-모든 것을 바람의 탓으로 돌리면서...


꿈,

사랑,

우정,

양심...

그 푸른 잎사귀들을
나도 털어내고 있다.

모든 것을 바람의 탓으로 돌리면서.


가을이 더 짙어지면
빈 가지로,

성숙한 하늘에 담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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