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만나다!

Hello, my lovely Big Apple :)

by 써니모드


뉴욕행을 결심한 후, 그 뒤의 일들은 순조롭게 그리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사실 준비라 할 것도 없었다. 연말까지는 후배의 방에서 생활하면 됐고, 그 이후에는 시카고에 사는 친구네에 방문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숙소 예약은 필요 없었고, 여행을 떠나기 전 공부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비행기 티켓뿐이었다. 몇 년 간 열심히 모은 마일리지로 뉴욕 인 시카고 아웃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그렇게 출국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설렘 가득한 하루 하루를 보냈다.


그 당시 타이페이에 거주 중이던 나는(2012-2017), 서울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탑승을 위해 여행 며칠 전 한국에 들어왔다. 타이페이 시내에서 두시간 전에만 출발해도 충분한 거리에 위치한 타오위안 공항에 익숙해져버린 탓일까! 시간 계산 오류로 비행기 출발 45분 전에 겨우 수하물을 부칠 수 있었고, 어마어마한 줄을 자랑하는 보안검색대 통과를 위해 앞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탑승 게이트까지 전력 질주하여 가까스로 비행기에 올라탔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말도 잘 못 거는 낯가림 심한 내가(술자리 2차 정도는 가줘야 말문이 트인다), 100미터 21초 기록을 보유한 걷기와 뛰기가 비슷한 내가, 그 날은 어디에서 그런 용기와 속도가 나왔는지. 인간의 잠재된 능력은 참 무섭고 신비롭다.


타이완과 홍콩 두 곳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이었기에 비행기 이륙 직전까지 핸드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이 일을 시작한 후로 한 번도 모바일 메신저의 늪에서 벗어난 적이 없던 나이기에, 장시간 비행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떨리고 긴장됐다. 물론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리한 매뉴얼을 게스트에게 모두 전달한 상태였으나 예외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음을 지난 5년 간 몸소 경험했기에. 하지만 그렇게 불안했던 마음도 막상 비행기가 이륙하고 나니 깨끗이 잊혀졌다. 이제 뉴욕으로 가는 열 네 시간 동안은 그 어떤 예외가 발생해도 내가 해결할 수 없으니,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누리고 즐기자! 그렇게 4편의 영화, 두 번의 기내식, 한 번의 간식, 서너 번의 풋잠 끝에 꿈의 도시 뉴욕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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