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지나갈 소나기죠, 잠시 멈춰 빗소리를 즐겨봐
원래대로라면 1박 2일 여행이었다. 뉴올리언즈에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만 해도 내게는 뉴욕이 최고였기에. 뉴올리언즈의 분위기를 살짝 느끼고 뉴욕으로 돌아가는 것이 내 계획이었지만, 좁디좁은 뉴올리언즈 프렌치 쿼터에서 3박 4일이나 보내고 말았다. 역시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 없는 것이 바로 너와 나의 인생 :-)
자유로운 이 곳의 분위기가 좋았다. 대낮엔 여유롭고 조용하기만 했던 마을, 하지만 밤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골목은 멋진 음악과 기분 좋게 취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나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 낯설고 서툰 이방인이 당연한 공간. 물론 혼자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는 동양 여자는 나뿐이었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잠시나마 나답게, 자유롭게, 그렇게 황홀한 시간을 보냈다.
뉴올리언즈에서의 3박 4일 동안 꽤 많은 비를 만났다. 무시무시하게 쏟아지는 빗방울, 하지만 그 빗소리마저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리는 이 곳, 뉴올리언즈 :-) 이 곳에서 만큼은 내 귀에 껌딱지처럼 붙어있던 헤드폰을 잠시 벗어두기로 했다. 가게마다 흘러나오는 멋진 음악, 사람들의 목소리, 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 자동차의 경적, 나를 향해 Hey! Banana라 외치던 홈리스의 우렁찬 목소리-조금은 엉뚱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가장 멋진 그 날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거북이보다 느린 나지만, 긴급 상황에선 누구보다 빠른 나, 너 역시 급했구나?
우산이 없어도 괜찮아, 가만히 서서 비가 그치길 기다리는 순간조차 재미있는걸.
흠뻑 젖어도 좋아, 뉴올리언즈니까!
화가 많이 나신 할아버지. 우산도 예쁜데 기분 푸세요!
비가 쏟아져도 최선을 다해 일하는 그녀, 어찌나 아름답던지!
어쩌면 쏟아지는 비에 흠씬 젖어버린 프렌치 쿼터가 더 사랑스러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