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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mory May 06. 2024

미 대학가에 '반이스라엘' 정서 확산

시위 격화로 바이든의 대선 행보에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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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가에서 친팔레스타인(Pro-Palestine) 시위가 확산 지속되고 있다.

맨해튼에 있는 컬럼비아대학에서 4월 중순부터 시작하여 급격하게 퍼져나가는 시위로 인해 이미 미 대학가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가 체포되었다. 대학들은 캠퍼스 내에 텐트촌을 꾸리고 장기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을 멸살하려는 이스라엘의 무자비하고 잔인한 전쟁을 반대하고, 자신들의 대학이 친이스라엘 투자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 4월 30일 오전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컬럼비아대학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해밀튼홀(대학본부건물)을 점거했다. 이들은 이미 두 주간 대학 캠퍼스에서 텐트촌을 형성하고 시위를 벌여왔다. 이들은 대학이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고 압박하기 위해 해밀튼홀(대학본부행정건물)을 점거했다.


이에 대학 측은 즉각 뉴욕시경에 진압을 요청했다. 같은 날 밤 뉴욕시경은 해밀튼홀 2층 창문을 통해 전격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총이 발포되기도 했다. 뉴욕시경은 경찰이 총에 달린 플래시라이트를 작동하던 중 발생한 오발사고였다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 발포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2) 컬럼비아대학은 지난 4월 17일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시작하면서 버틀러도서관 앞 중앙광장에 텐트촌을 형성했다. 광장에 수십 개의 텐트가 쳐졌지만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유지되었다. 그러나 대학 측의 경찰 진압 요청으로 4월 18일 100여 명이 체포되었다.


뉴욕시경은 체포된 자들을 조사한 결과, 컬럼비아대학에서 체포된 112명 가운데 29%, 170명이 체포된 시티칼리지에서는 60%가 “외부 선동가 (outside agitators)”라고 발표했다. 컬럼비아대학에서 체포된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여성이고, 대학원생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평균 나이는 27세. 대체로 20대 후반 백인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브라운대학은 4월 30일 시위대에 대한 경찰 진압 대신 시위학생들과 협상을 통해 캠퍼스에 있는 시위대 텐트들을 걷어내고 대학의 이스라엘 투자철회에 관한 협상을 벌이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인 UCLA에서는 4월 30일 경찰 진압 과정에서 시위학생 1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3)  현재 미국 대학가에서 벌어지는 시위는 ‘반유대주의(anti-semitism)’가 아니라 ‘반이스라엘’ 정서에 기초하고 있다. 그것은 많은 유대인 학생들도 시위에 동참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의 시위는 팔레스타인에서 일방적이고 무자비한 폭력으로 팔레스타인인을 ‘집단학살(genocide)’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반대하며, 미 정부와 대학들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정책을 철회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들은 무엇보다 자신들의 학교가 이스라엘 투자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은 1985년에 처음으로 남아공화국의 인종차별을 반대하면서 아이비리그 대학들 중 처음으로 남아공에 대한 투자 철회를 시작한 바 있다.


4) 미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시위 목표는 단순히 반유대주의가 아니라, 전쟁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을 집단학살하려는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를 지원하는 미국 정부와 군수업체 등 여러 기업에도 반대하면서 친이스라엘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지에 따르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하면서 반전, 반제국주의, 반인종주의라는 더욱 거창한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이는 주로 베트남전쟁이 한창이었던 1968년 대학가에서 들불처럼 번진 반전운동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5) 미국 의회는 최근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953억 달러를 지원하는 해외원조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중 이미 이란과 한 차례 공중전을 벌인 바 있는 이스라엘에게 141억 달러가 지원된다. (우크라이나에는 600억 달러, 대만에는 48억 달러) 이러한 예산 지원은 주로 그 국가들이 미국 무기를 사들이는 비용으로 충당될 전망이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이러한 대외원조법안을 적극 밀어붙인 반면, 공화당은 당초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고 이스라엘만 지원할 것을 요청하면서 법안 통과가 거의 반년이나 지연된 것이다.


6)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행보로 인해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은 더욱 곤경에 처하고 있다. 이미 여러 여론조사에서 근소하나마 바이든은 트럼프에 뒤지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의 전쟁은 바이든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에 비해 그나마 바이든을 선호하는 미국 20대 청년층에서 최근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도 격차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트럼프 정서가 강한 이십 대에서 바이든을 트럼프와 별 차이 없는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경찰의 대학가 시위에 관해 바이든에 비해 신속한 강력진압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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