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무기력증 극복을 위해
아직 8월 전인데 참을 수 없는 폭염이 연속되니,
그래도 이 와중에 건강하게 지내시는가?
한 달만 지나면 최고 더위는 지나갈 듯하니, 조금만 더 힘을 내시게. 한 달 금세 가잖아. 내가 사는 곳보다 더 더운 곳에서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이 사는 사람들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아니면 그대의 마음이 아플까.)
나는…
나는 벌써 약해져서…
이렇게 더운데도 나는 다가올 가을과 겨울에 대한 긴장감 같은 게 생긴다. 좀 엉뚱하게 들리는가? 이 더위가 지나가면 사정없이 바람이 차가워지고 나무들에서 잎사귀들이 떨어지고 낮이 짧아지고 점차 추워질 거야. 이윽고 나무는 헐벗은 가지들만 남고 그 밑을 지나가는 우리는 추위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너무 빨리 흐르는 시간을 탓하게 될 거야.
나이가 들면서 생긴 현상이다.
계절을 너무 앞서서 생각하고 염려하는 것.
아마도 특별히 추위에 약해진 내가 겨울을 두려워한 나머지 생긴 현상.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새롭게 느끼는 건데, 이제는 더위도 참기 어렵다. 어릴 때는 추위도 더위도 잘 참았고, 수년 전까지만 해도 더위까지는 비교적 잘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야.
이제는 더위도 두려워진다.
술김에 나온 말이려니 하지만,
“심심해 심심해 너무 심심해”라는 그대의 말이 어쩌면 술김이라 더욱 진실한 내면의 진실을 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한 사람들에게 닥치는 여러 문제 중 하나.
권태. 무료함. 심심함. 적적함.
할 일 없음. 남는 시간. 적극성 상실.
예전에 깊은 흥미를 가지고 의미를 주었던 것에 대해서도 점차 의미와 관심을 잃고, 뭘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게 되는 것.
점차 자신의 쓸모없어짐을 자각하는 것.
그러면서 그저 그런 날들이 빠르게 이어지는 것을 깨닫고 무력해지는 것.
그대가 꼭 그렇다는 말이 아니야.
인터넷에서 70, 80, 90대에 이른 사람이 해주는 말을 들어도 그래.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었던가.
어차피 모두 사라질, 부질없는 인생.
늙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고독력.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힘.
뻔히 알면서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향해서 가야 하는 나.
그런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나.
그런데 사실은 기본적으로 먹고 살 형편만 피었다면…
이제는 스스로 행복을 꿈꿀 뿐 아니라, 꿈을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는 때가 된 것 아닌가 싶다.
오늘 하루라도 기쁘고 재미있는 시간이 많았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오늘 하루를 잘 살자.
하루를 가만히 살펴보고 그 안에서 행복한 순간들을 찾아서 만끽하자.
그런 순간들이 조금이라도 자주 발생할 수 있도록.
나이 든 사람에게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처럼 불길하고 불행한 일이 또 있을까.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은 그만큼 내 삶에 새로운 순간, 가슴 설레고 기억할 만한 순간이 없음을 의미한다. 인생에서 새롭고 가슴 설레는 일이 있다면 그 순간은 길어지고 오래 남는다.
지금 피할 수 없는 인생의 선로에서 버려야 할 것은 수동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이다.
할 수만 있다면, 지루하고 권태롭고 무의미한 반복에서 벗어나
새롭게 가슴 설레는 일로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좋다.
그대도 그러길 바란다.
그대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고 인생을 재미있게 만드는 일.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고
언제나 새롭고 가슴 설레는 일을 찾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