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톡

잠 못 이루는 그대에게

by memory 최호인


오늘밤이 아니면 안 되겠기에

나도 해봤습니다, 술톡

취한 김에 해봤습니다

하고 나니 별것 아니군요

그러나 다시는 하지 않을래요, 술톡


한밤중에 자다 깨서 욕 나오는 술톡

술 취했으면 빨리 발 씻고 잘 것이지

오밤중에 왜 여기에다 주정하는지


그래서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이 밤이 지나면 다시는 못할 술톡

술도 못 마시는 사람이 어쩌다 술톡


검은 하늘에서 가을비 후둑후둑 내리는 밤

우산은 지하철에 남겨둔 채

비에 흠뻑 젖어 지껄이는 술톡

귓속을 맴도는 가요 한 구절에

가슴은 왜 이리도 서늘한지


이 밤에 시가 이리도 쉽게 쓰임은

아직 내 낯짝이 두껍고

양심은 얇아서

부끄러운지 모르고 하는 거야, 술톡


마지막으로, 잠 못 드는 그대에게

취한 김에 전하고픈 말

좋은 밤 좋은 꿈 그대여 안녕


(2024년 10월 22일 출국하기 전날 밤 취해서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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