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면 언제 오나
한국 여행을 마치고 떠나는 나와 친구들의 대화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나는 너를 그리워했노라
언제나 마음은 먼바다 건너
못내 그리움에 사무쳐
너를 보고 싶어 이렇게 왔노라
모르는 소리 하지 마라
여기 친구들보다
니 얼굴 더 많이 보는 것 같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내년 가을에 또 오려나
춘사월 벚꽃 피면 오려나
내년에 또 올게
가능하다면
뭘 자주 짧게 오나.
아예 올 거 아니면 돈 아껴
내년 이맘때 갈 여행 계획이나 세워라
헛소리하지 마라
이제 먼 여행도 힘들다
차라리 서울에서 방 잡고 놀든지
맛술집 순례나 하자
그것도 좋지
그런 날이라도 부디 온다면...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다시 오지 않을 우리 이 순간
가면서 돌아보지 마
그 자리에서 돌로 변한단다
늦은 밤 추적추적 가랑비는 내리는데
헤어진 후 가던 발길 멈추고
차마 돌아보지 못함은
마음까지 돌로 변할까 두려워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나 간다고 서러워 마라
때가 되면 다시 오리라
(2024년 10월 22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