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 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이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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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시인의 산중음 네 수 중 하나인 백화입니다. 백화는 흰 자작나무의 한자 단어이지요.
시인을 따라가 보면 세상은 온통 자작나무입니다 캥캥 여우가 울도록 깊은 산속, 국수 끓이는 작은 집 주위로도 온통 세상은 그렇게 자작나무입니다. 산 너머엔 평안도 어디쯤이 있다 하지만, 이곳은 그저 흰 자작나무만 가득입니다.
백석의 시는 읽는 이에게 손을 내밉니다 내미는 손을 잡고 어디론가 이끌려 가보면 그곳엔 작은집이 보이고, 모락모락 연기 속 국수 한 그릇이 보이고, 어머니가 보이고, 고향이 보입니다. 흰 벽이 보이고, 흰 눈이 보이고, 나타샤의 뒷모습도 보일듯합니다. 백석의 시는 그렇게 그림처럼 세상을 그려주는 묘한 매력이 있는가 봅니다.
월요일 아침. 흰 눈을 머금은 자작나무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그려봅니다. 그 소리를 타고 오는 고향의 그리움도 같이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