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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20. 2021

카르페디엠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이리저리 짐을 치우고 정리할 일이 생겼습니다.
작업을 하던 서재방도 슬슬 정리한다고 이리저리 들먹거려봅니다.
모아놓은 화선지도 정리하고, 그간 그려놓은 작품들도 잘 갈무리해 봅니다.
저 깊은 곳에서 볼펜 한 자루를 발견합니다.
그 어느 좋은 시절, 좋은 펜이라며 잘 보관해놓은 펜입니다. 나름 비싸 보이고 귀했던가 봅니다. 꺼내서 종이에 쓱쓱 써봅니다.
그렌데 오래되어서인지 볼펜이 굳어버렸습니다. 펜 끝이 뻑뻑한 게 영 못쓰겠습니다. 겉모양도 낡았지만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볼펜이 아깝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부지런히 써볼걸 말입니다.

무뎌진 볼펜을 잡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네 인생도 그럴까요.
먼 희망을 기대하며 아껴두고 참아두고 미뤄두다 보면, 정작 그 희망을 이룰 날엔 정작 내 몸이 안 기다려줄지도 모릅니다.
고대 시인인 호라티우스는 이리 이야기했다 합니다
'그대가 현명하다면 포도주는 바로 오늘 체에 거르고,
짧기만 한 인생에서 먼 희망은 접어두고,
시간은 우리를 시샘하여 흘러가버리니 내일은 믿지 말라고' 말입니다.

그렇네요.
바로 오늘입니다.
바로 지금입니다.
해보고 싶은걸 할 순간은,
해야 할 일을 할 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던 그 카르페디엠 Carpe Diem '이 순간을 즐기라'는 말처럼 말이지요.

봄비가 촉촉한 토요일입니다.
봄비에 모처럼 차분해진 오늘,
그동안 미뤄놓고 생각하던걸 해보는걸 어떨까요.
바로 오늘 사랑도 하고
바로 오늘 그리워도 하고
바로 오늘 연락도 하고
바로 오늘 만나서 웃어보는 겁니다.
일어나 보세요.
바로 지금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행복한 지금 이 순간을 응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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