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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19. 2021

그대 아픈 가슴에 - 박노해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많이도 아팠다
아픈 세상을 품고 온 내 붉은 가슴이

그대 참 많이 아팠던 사람아
사랑이 많아 상처가 많은 사람아

사랑은 기꺼이 상처를 입는 것

사랑하지 않는다면 상처받지 않는다
마음 열지 않는다면 슬프지도 않는다

상처 없는 사랑은 없어라
눈물 없는 희망은 없어라

상처 속에서도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고
패배 속에서도 선한 걸음을 포기하지 않고

겨울 바람이 나를 울리면
내 상처 난 가슴을 울리면
오, 우리 봄은 멀지 않으리

그대 아픈 가슴에 /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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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아픔의 시간 뒤에도
긴 상처의 시간 뒤에도
우리가 일어날 수 있음은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음은
바로 저기,
다시 돌아 올 우리의 봄이
멀지 않은 이유일 겁니다
저만치 봄이 올 것임을 기억하기에
저 멀리 꽃이 피어옴을 기억하기에
지난한 외로움과 아픔 속에서도
우리는 사랑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희망을 간직합니다.

캘리그라피를 쓰는 이들에겐 유난히 봄이란 단어가 많이 쓰입니다.
글자가 귀엽고 예쁘기도 해서이겠지만, 한 편으론 그렇게 우리 모두가 긴 겨울의 끝에 봄을 기다리고, 그 마음을 붓끝에 묻혀 전해주고 싶음이겠지요.

이젠 봄을 쓸 계절이 왔습니다
이젠 봄을 드릴 계절이 왔습니다
우리들의 마음에도
우리들의 몸에도
매일매일 봄꽃 같은
사랑스러운 마음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세상 모든 낮은 곳에 피어나는 봄꽃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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