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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ug 17. 2021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 이병률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집이 비어 있으니 며칠 지내다 가세요

바다는 왼쪽 방향이고

슬픔은 집 뒤편에 있습니다

더 머물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나는 그 집에 잠시 머물 다음 사람일 뿐이니


당신은, 그 집에 살다 가세요


이병률 시집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의 서문

=================


아침의 바람결이 달라졌습니다.

저녁 하늘의 낯빛이 달라졌습니다.

아직 한낮의 기온은 여름이지만,

그렇게 계절은 달라집니다.

아마 이제 곧,

우린 가을을 이야기하겠지요.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 시집입니다.

이병률 님의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입니다.

시집 중에서 시인의 서문이 더 가슴에 들어와 붓 끝에 적셔 봅니다.


어딘가엔,

그런 집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며칠,

바다도 보고,

슬픔도 덜어놓고,

그렇게 머물다 훌쩍 떠나는

그런 집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딘가엔,

그런 마음 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며칠,

세월도 이야기하고,

세상도 흉보다가,

그렇게 무심히 안녕하며 인사하는

그런 마음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바닷가,

파도소리 들리는 창문 너머로,

당신의 안부를 묻습니다.

당신의 세월도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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