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 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김용택 - 사람들은 왜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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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다 지나고 가을 초입이 되었는데 장마가 옵니다.
가을장마라 합니다.
뜨거운 여름엔 잠잠하다가 높은 하늘을 먹구름이 막아섭니다.
빗줄기 탓인지 아침저녁의 바람이 제법 선선합니다.
심어놓은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걸 보면서 김용택 시인의 시구절을 그려봅니다.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 데서 온다 합니다.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습니다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지요.
바람 부는 저녁의 노을 아래로
그리움이 일렁입니다.
그 붉은 노을 앞으로
당신의 마음 닮은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 바람에서
당신을 그려봅니다.
당신을 만져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시간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