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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19. 2021

청하여도 얻지 못합니다 - 야고보서

스테파노의 겨자씨 묵상 한 톨

여러분은 청하여도 얻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욕정을 채우는 데에 쓰려고 청하기 때문입니다.


야고보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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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손으로 하루의 시작을 열어 봅니다.

작은 성호로 하루의 시작을 열어 봅니다.

하지만,

청하여도 얻지 못할 거라 하심에

작은 기도 손을 모아 봅니다

그은 성호를 되짚어 봅니다.


습관 같은 나의 기도엔

첫째가 되는 길만 청하고 있진 않았는지,

앞서가길 청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위로 올라가길 원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 모든 기도의 끝에

욕정이 스며있지는 않았는지,

신앙의 포장을 곱게 싼 나의 기도 상자엔

나만을 위한 청원이 가득하진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인간의 마음을 가진

아직은 어리석은 저의 기도엔

꼴찌가 되게 해 주시길 원함은,

종이 되게 해 주시길 청함은,

여전히 어려운 시험입니다.


그저 할 수 있는 건

어느 날엔가 나의 기도는

그저 빈 마음으로

그저 빈 가슴으로

그릇 같은 기도가 되길 소원해보며,

부끄러운 오늘의 기도에서는

슬며시 기원 하나 빼놓는 일,

슬며시 청 하나 내려놓는 일,

그렇게 부끄럼 하나 덜어 내는 일.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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